<4월은 가장 잔인한 달>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며/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T. s. 엘리어트 <황무지>, Thomas Stearns Eliot(1888년, 미국 출생~1965년 런던 사망, 1948년 노벨문학상 수상)은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다.
4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의미는 다르겠지만, 우리에게도 잔인한 달인 것 같다. 4.19가 그렇고 세월호가 그렇다. 오늘은 세월호 10주기, 그래서 세월호를 상기해 본다.
숨쉬기도 미안한 그날이 가신지도 5백일, 아직도 광화문 네거리에는 조등의 불빛이 천막을 감싸고 있고, 주변에선 법을 집행하는 국가기관을 세금 도둑이라며 해체하라고 황소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남북도 대화하고 합의하는 이때, 책임 있는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으니,
해운회사가 돈 욕심 때문에 과적했고, 물살이 센 곳에서 운항 미숙까지 겹쳐 일어난 해상사고고, 유능한 검찰이 수사를 열심히 하여 사고를 일으킨 회사 대표와 선장 등 관련자를 구속했고, 회사의 실질적 소유주는 천벌을 받아 죽음으로 사죄까지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구조 활동이 부족한 해경의 함장과 고위직 한 사람도 감옥으로 보냈고 해경 자체를 아예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2014년 11월 19일)하는 등 정부 조직을 개혁했는데도,…… 그런데도 왜 아직도 잔불이 타고 있어야, 하느냐고, 황소바람들은 항변하고 있지요.
복기하면, 그날(2014. 4. 16) 오전 8시 48분경,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라는 바다에서 포만 상태(여행하는 학생 325명을 포함한 476명 탑승)의 7천 톤급 여객선 한 척이 대책 없이 기울기 시작하여,
9시 54분 좌변이 침수되고 10시 30분경에는 배 전체가 거짓말처럼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렸지. 9시 19분, YTN에서 최초로 보도한 이후 방송에서는 실시간 바다로 가라앉는 그 정경, 숨쉬기도 미안한 그 죄책감의 현장을 생생히 중계하였지요.
사후에 확인된 사실이지만, 배가 완전히 침몰한 그때, 172명이 구조되고 304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었지. 그날 시청하던 국민은 개명 천지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데 죽어가는 목숨을 보고만 있겠어, 모두 구조하겠지.
그런 희망을 버리지 못했었지,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 304라는 원망스러운 숫자는 변함이 없었지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 아니 일어났어도 수습이 가능한 사고가, -아, 지금까지도.
이런 상황에 이르자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유가족과 함께 진심으로 슬퍼하셨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의 원인을 성역 없이 밝혀, 책임 있는 사람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할 것이며, 향후 이런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여, 대한민국을 새롭게 개조하여 안전한 사회로 만들겠다고. -대통령 각하께서 약속하였지요!
그럼에도 여론은, 왜? 그 배는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졌느냐고, 그리고 왜? 왜? 인명을 더 구조하지 못했느냐, 국민의 의문은 당연히, 여전히 남았지. 그래서 이러한 의문을 풀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진상규명 및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라는 소위 한시적인 법을 만들게 되었고. (2014.11.19. 법률 제12843호) -그렇지요!
그 후(15.3.26) 정부는 시행령(안)을 입법 예고하시는데, 그(안)이 그 해 대한민국의 봄을 혼란하게 하였지. 논란의 핵심은 시행령이 모법의 정신에 크게 어긋난다고…… 쟁점의 핵심은 원인 규명 조사 대상을 정부 조사 결과로 제한하는 조항과 사무처 고위직에 관련 부서의 공무원을 파견시킨다는 조항이었지.
그것은 성역 없는 사고 원인조사를 어렵게 하고 나아가서는 특조위의 활동을 무력화시키려는 불순한 의도이니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고 乙 측이 대성통곡하였음에도, 이러한 조항이 시정되지 않은 상태로 시행령은 한 달이 넘은 격론 끝에 5월 6일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되고, 이 시행령이 빌미가 되어 국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국회법 개정안이 의결되고,
이에 대통령은 위헌이라며 강력히 반발하여 거부권을 행사하기에 이르고, 이 여파로 정국은 경색되고, 여당의 원내대표가 찍혀서 물러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되었지. -그렇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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