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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서평

by 웅석봉1 2024. 2. 2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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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산청읍 내리에 소재한 수선사

 

<작가의 말>

 

참으로 오랜만에 창작집을 낸다.

처음으로 낸 작품집이 타인의 방이었고, 그다음이 잠자는 신화, 영가, 개미의 탑, 그리고 위대한 유산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내는 작품집은 여섯 번째 창작집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위대한 유산을 펴냈던 것이 1980년대 초이니 나로서는 거의 이십 년 만에 제6창작집을 펴낸다. 물론 이상한 사람들은 신작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라는 신작 우화를 삽입함으로써 이번 작품집에 수록하기로 하였다.

 

또한 깊고 푸른 밤을 재수록한 것은 너무 오래간만에 내는 작품집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위함이었다. 나머지 작품 산문몽유도원도는 그 어떤 창작집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작품이고, 이별 없는 이별달콤한 인생은 최근에 탈고한 신작이다.

 

오랜만에 문예지에 발표하고 싶긴 했지만, 그냥 창작집에 포함시켜 발표하는 편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창작집이란 그동안 쓴 작품의 궤적을 정리하는 일종의 문학 앨범과 같은 형식이니 그렇게 수록하는 편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주로 장편소설에만 매달려 왔던 것 같다. 5창작집 위대한 유산에서 이번의 제6창작집 달콤한 인생에 이르기까지 거의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것은 그동안 내가 단편이나 중편보다는 분량이 많은 장편소설에만 집중해 왔던 반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름대로 생각은 아마도 제7, 8의 창작집은 그리 먼 시간이 흐르지 않은 빠른 시기에 출간될 것 같다는 것이다.

 

단편소설은 문학의 꽃이다.

 

조선의 스님 환성(喚醒)은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지팡이를 끌고 이슥한 길을 따라

홀로 배회하며 봄을 즐긴다.

돌아올 때 꽃향기 옷깃에 스며

나비가 너울너울 사람을 따라온다.

 

환성이 쓴 선() 시처럼 요즘이야말로 이슥한 길을 찾아 꽃들을 즐기고 싶다. 그리하여 문학의 향기가 저절로 옷깃에 스며 너울너울 사람을 따라오는 나비, 그런 호접(胡蝶)과 같은 단편소설들을 쓰고 싶다.

 

이제 다시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우는 상춘객(賞春客)이 되어 싸리문을 열고 지팡이를 끌고 나아가려 하노니, 연분홍 치마가 바람에 휘날린 봄날이여 부디 가지를 마라.

 

2001년 여름 해인당에서 최인호.

 

참고 1

 

위의 글은 최인호의 소설집 달콤한 인생, 문학동네<2001년 간행>의 작가의 말이고, 달콤한 인생에는 이별 없는 이별. 산문(山門). 달콤한 인생. 몽유도원도. 깊고 푸른 밤. 이상한 사람들등 여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음.

 

최인호(崔仁浩, 1945~2013)는 서울에서 출생하여 1963(2)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벽구멍으로가 입선하여 데뷔, 그 후 수많은 작품을 발표한 소설가로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대문호>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유명하여 자세한 소개는 생략한다.

 

다만, 그의 대표작인 장편소설 별들의 고향은 같은 초, , 고등학교 동기인 이장호(1945~ 현재) 감독의 데뷔작(1974)이 되었다.

 

그는 2008년부터 침샘암 투병 중에, 2013925일에 사망하였다. 장례는 2013928일 오전 9시 명동성당에서 정진석(1931~2021) 추기경의 집전으로 거행되었고, 묘지는 천주교 용인 공원묘원에 안치되어 있다.

 

참고 2

 

소설집의 <작가의 말>에 나오는 조선의 스님 환성(喚惺)은 다음과 같이 조사되었다.

 

환성지안(喚惺志安)(1664~1729, 法號 喚惺, 法名 志安, 字 三諾(삼락) 俗姓 鄭氏, 강원도 춘천 출생), 환성 스님은 15세에 미지산(彌智山) 용문사(龍門寺,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에서 쌍봉정원(雙峰淨源) 스님께 구족계를 받고 출가하였다.

 

17세 되던 해에 월담(月潭) 스님께 가르침을 구했는데, 스님은 한눈에 환성의 됨됨이가 범상치 않음을 알아차리고 의발(依鉢)을 그에게 전해주었다. 27세 되던 해에 모운진언(慕雲震言) 대사가 금산(金山, 금릉)의 직지사(直指寺)에서 법회를 개설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다.

 

진언 (광해 14, 1622~ 숙종 29, 1703) 스님은 벽암(碧岩, 1575~1660) 스님의 제자로 당시 화엄학의 대종장(大宗匠)으로 이름을 떨치던 인물이었다. 진언 스님은 환성의 비범함을 단박에 알아보고 강석(講席)을 물려주고 자신은 홀연히 직지사를 떠났다.

 

이후 1729년 유생들의 모함으로 체포되어 투옥, 제주도로 유배되고, 유배 7일 만인 1729(영조 5) 77일에 제주도 어시 오름 아래에서 부좌입적(趺坐入寂)하였다. 이때 스님의 세수 66, 법랍 51세였다.

 

현재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평화통일불사리탑사에 스님의 순교비가 서 있고, 부도(浮屠)는 해남 대흥사에 있다. 나무위키》 《위키백과,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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