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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관의 <구부러진 길>

시평

by 웅석봉1 2024. 1. 3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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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길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이준관 시인의 <구부러진 길> 전문.

 

<어설픈 해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도 만나고 감자 심은 사람도 만난다? 감자 심은 사람은 그렇다 치고 나비의 밥그릇이라, 그것이 어떤 모양일까?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날이 저물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니 이 목소리는 또 어떤 목소리일까?

 

구부러진 하천에는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산다는데, 들꽃도 많이 핀다는데, 별도 많이 뜬다는데, 그건 또 무슨 이유일까?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사람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는데, 반듯하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구불구불 살아온 사람이 좋다는데 그건 또 왜 그럴까?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는데, 그건 또 무슨 이유일까?

 

~ 그렇구나.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그 구부러진말씀, 멋지다. 역시 시인은 다르다.

 

<시인 소개>

 

이준관 시인(1949~ )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취득함. 1971서울신문신춘문예 동시 초록색 크레용 하나, 1974심상신인상에 시로 당선.

 

1979년 대한민국 아동문학상. 소천 문학상. 대한민국 동요 대상, 23회 박홍근 아동문학상 등 수상. 영등포여고 교사 역임.

 

얘들아, 우리 아파트에 놀러 와,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흥얼흥얼 흥 부자, 방실이 곰실이, 풀꽃 같은 아이, 쥐눈이콩은 기죽지 않아, 천국의 계단, 웃기는 짬뽕, 구부러진 길, 웃는 입에 예쁜 골목길 아이들, 고양이야 미안해, 쑥쑥, 동시 쓰기등의 저서가 있음.

나무위키, 위키백과등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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