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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의 <코스모스>3~2

시평

by 웅석봉1 2023. 11. 1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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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아련한 감흥이 절로 들어오지 않는가. 이처럼, 좋은 시란 읽으면 바로 느껴지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다음으로 그 내용이 우리 일반 서민들의 삶을 솔직하게 말하고 있어 화자가 남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을이 되면 누구나 춤추는 코스모스를 곁에 끼고 시골길을 걸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길을 걸으면서 불어오는 바람결에 향수를 느끼고 저무는 인생무상도 느낄 것이다.

 

코스모스는 들판의 꽃이요 갈대의 꽃이다. 바람이 고요하면 하늘거리고 거세면 쓰려질 듯이 요동친다. 그러다가 바람이 뚝 그치면 코스모스도 뚝 그친다.

 

코스모스 한 송이는 빈약하고 여리지만, 무리 지어 피면 웅장하고 화려하다. 그래서 코스모스는 민중이 꽃이겠다.

 

코스모스는 살이 찌거나 튼튼하지도 않다. 가늘고 연약하다. 그래서 그 누구를 괴롭히거나 해코지할 수가 없다. 항상 외진 곳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게 피고 지는 꽃이다.

 

그것은 바로 돈도 없고 백도 없는 가난한 서민의 꽃이다. 호주머니가 넉넉하여 한 번이라고 먹고 싶은 것 먹어 본 일이 있는 꽃이더냐. 항상 빈 호주머니인 추운 인생 아니더냐.

 

그런 가난한 인생이라 해서 어찌 고향이 없을 소며, 어찌, 할 말이 없겠는가. 오히려 잘 사는 사람들보다 더 그간의 일들이 가슴을 찢고 있으리.

 

그런 아픈 상처를 언제 마음 터놓고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이 삭막한 세상을 떠나 언제 우리는 고향으로 돌아가리.

 

시인은 말한다. 코스모스 같은 인생 이제 거두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고향 가서 그간의 고통을 털어 내고 싶다. 남들은 나더러 교수(동덕여대)하고 있으니 잘 산다고 할지 모르지만 내 마음은 그게 아니다.

 

아직도 마음은 감옥 안이다. 그 시절 얼마나 감옥을 들락거렸는가. 그때 신세 진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시인은 또 말한다. ‘입은 은혜 산같이 무겁고 끼친 폐는 처처에 즐비하다. 감사니, 미안이니 하는 말들은 헛된 수사일 뿐이다라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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