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과
추억 길섶에 스르르 별처럼 묻어온다// 희미하게 속으로 당겨지는 형태가// 와삭, 껴올 때에 는 누구도 말을 잇지 않는다//
모든 잔치가 그러하듯 마음이 고여// 달게 멈춘다, 그리운 사람은 과일처럼 풀처럼// 과 菓로 겹쳐져 맛으로 기억되는 법//
웃음이 제소리를 품고 여기에 뭉쳐 있다// 천천히 아주 오랫동안 생활이 여기를// 다녀간 뒤, 행복이 하얗게 달라붙는다//
윤성택 시인의 <한과> 전문.
<어설픈 해설>
그리운 사람은 과일처럼 풀처럼, 달게 멈춘다. 과자도 아닌 것이 떡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빵도 아닌 것이, 입 안에 들면 사르르 녹는다. 모든 잔치가 그러하듯,
추억의 길섶에서 스르르 별처럼 묻어온다, 희미하게 속으로 당겨지는 형태가 와삭, 와삭, 입안으로 들어올 때는 누구도 말을 잇지 않는다. 모든 잔치가 그러하듯,
웃음이 제소리를 품고 여기에 뭉쳐 있고, 천천히 아주 오랫동안 생활이 여기 뭉쳐 있고, 여기를 다녀간 뒤, 행복이 하얗게 달라붙는다. 모든 잔치가 그러하듯.
윤성택 시인(1972년~현재)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2001년 월간 《문학사상》에 시 <수배 전단을 보고> 외 두 편으로 등단.
2015년 올해의 젊은 시인상. 2019년 제9회 《시와 표현》 작품상 등 수상.
시집으로 『리트머스』, 『감 感에 관한 사담들』 등.
산문집으로 『그 사람 건너기』, 운문집으로 『마음을 건네다』 등이 있음.
*시인의 짧은 시 두 편을 소개하면,
(봄)
나무는 가지마다/ 망울 귀를 열고/ 햇살을 엿듣는 중이다/ 도처에 소문이 파다하다/
(가을)
예전에는 나무가 가을에/ 벌겋게 취해 있는 줄 알았습니다// 당신은 가을 나무입니다/ 손바닥을 활짝 펴면/ 손금으로 사라지는 가지들,/ 생명선 줄기 따라/ 알알이 보이는 붉은 피들이/ 낙엽입니다// 무엇이든 취해 돌아보면/ 가을입니다//
*4계절 중에 봄과 가을이, 가장 지내기 좋은 계절이라, 여름은 덮고 겨울은 추워서 살기 힘든 계절이라, 봄에 씨뿌리고, 가을에 거두는 계절이라, 4계절이 확실한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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