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밤 꽃

자작시

by 웅석봉1 2023. 6. 11. 13:08

본문

밤꽃

 

6월 중순에

밤나무 숲으로 가보라

 

향기가 진동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달콤함 같은 것

퀴퀴함 같은 것, 매캐함 같은 것

아니 표현키 어려운 색향(色香) 같은 것.

 

밤나무 가지 위를 보시라

꽃이 흐느적거리고 있을 것이다.

그 꽃은 꽃이라기보다도 하나의

기다란 생물 같은 것,

 

그리 고는 땅 위를 보시라

떨어진 꽃은 이미 꽃이 아니라

기다란 허물 거리는 낙엽 같은 것

막 잠을 잔 누에 같은 것

 

그러나 허물이 자라서

나중에는 밤송이가 되고 밤알이 되어

우리의 식탁에 오를 것이니……

 

그리하여 우리의 건강을 지킬 것이니……

 

*사족

 

요즘 오전에 산책을 나선다. 내가 나름 지은 이름이 오봉산이다. 봉우리가 다섯이라 붙인 이름이다. 그곳은 밤나무가 듬성듬성 서 있는 야산이다.

 

밤나무 밑을 지나치는데 향기가 보통이 아니다. 향긋하기도 하고 약간 퀴퀴하기도 하고 아무튼 기분이 나쁘진 않다.

 

밤의 효능은 많지만, 하루에 밤 세 톨이면 만병이 달아난다니 더 무얼 말하리오. ()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고백한다>  (1) 2024.05.08
꽃망울이고 싶어라  (2) 2022.12.17
계단을 만나면  (4) 2022.12.10
가을 고추  (3) 2022.12.03
우리 삼촌  (3) 2022.11.26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