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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고추

자작시

by 웅석봉1 2022. 12. 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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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고추

 

늦가을에 고추밭 사잇길로 간다.

높은 산에야 가을빛이 오고 있다지만

들에는 아직 푸르름이 만월(滿月)이다.

 

파랗고 새파란 고춧대 사이사이로

새악시 입술보다 붉고

그해 봄에 온 산을 붉게 태운 진달래보다 더 진한

 

적도인가 아마존인가 정열의 화신,

점점이 달려있는데,

 

고춧대 가까이 초점을 맞추니

정열의 화신 위로 그 어린 동복(同腹)들이 싱그러운데,

또 그 위로 하늘 닿은 데에는

 

흰나비 같은 꽃 몇 쌍이 벌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보는데

신기하고 부러운 듯

발길 돌릴 줄 모르더니 드디어,

 

무릎 치고는 하늘 보고 냠냠 웃는다.

가을 고추를 많이 먹자!

늦둥이도 웃는다.

 

 

후기)

 

1) 초봄에 텃밭에 가지. 오이. 토마토. 고추 모종을 각각 스무 그루 심었다. 여름 한철 잘 키워 잘 따 먹었다.

 

2) 가을이 되어서 가지. 오이. 토마토를 먼저 걷어내고 고추는 맨 나중에 걷어낸다. 그만큼 고추는 늦게까지 할 일이 남아있다. 열매도 좋지만, 잎도 좋다. 고춧잎은 비타민의 보고요 영양덩어리다.

 

3) 고추는 매운맛을 내는 대표적인 채소다. 매운맛인 캡사이신에는 항암효과가 있고, 발열을 촉진하니 면역력도 항상 되고, 체지방을 연소시키니 다이어트 식품이다. 특히 가을 고추는 다산의 상징이다. 가을에 고춧대를 보라 얼마나 촘촘히 열리는지를, 그래서 늦둥이가 웃을 수밖에

 

4) 고추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이고 한방에서는 근육통이나 신경통. 동상의 치료제로 활용한다.

 

5) 그런 고추가 2022년에는 가뭄과 집중호우로 병충해까지 만연하면서 생산량이 25.6%가 줄었다고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고추농가를 살리고 농촌을 살리고 나아가 나라를 살리자. 그러니 고추를 많이 먹자. 그것이 이 시를 쓴 의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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