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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의 <방문객>

시평

by 웅석봉1 2023. 5. 1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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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의 <방문객> 전문

 

 

*어설픈 해설

 

이 얼마나 놀라운 사색인가. 이 시는 해설이랍시고 더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갈하다. 생각하면 사람마다 사연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러한 사연 많은 사람이 그의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와 미래까지도 온다니 그것은 다름 아닌 그의 일생이 오는 것이리라.

 

그뿐이 아니다. 그의 마음도 따라오는 것이요. 또한 바람까지 따라온다니 이 얼마나 환대인가. 마지막 연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깔끔한 마무리다.

 

잘난 사람은 잘난 사람 대로 못난 사람은 못난 사람 대로 많이 배운 사람은 많이 배운 대로 덜 배운 사람은 덜 배운 대로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저마다의 사연은 저마다일 것이다.

 

우리 인간 세상은 만남의 연속이다. 어제는 만났고 오늘은 만나고 내일도 만날 것이다. 그러면서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 아니겠는가……, 시인들은 이 시대가 만든 도덕. . 관습을 뛰어넘는 것을 허용받은 자유인들이니 자유로운 시가 되는 것이다.

 

정현종(1939~현재) 시인은 기자 출신으로 출발하여 대학교수로 재직한 원로 시인이다. 이 시를 처음 본 것은 문학 공부를 시작할 무렵인 2009년인가 언젠가 교보생명 본사 건물 외벽에 걸려있었던 기억이 새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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