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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90

서평

by 웅석봉1 2025. 3. 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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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왜 밀릴까?

 

피부 안쪽에서 생긴 세포가 죽으면서 피부(皮膚) 표면에서 벗겨져 떨어지는 세포가 때다. 몸을 욕조(浴槽)에 담가 불렸다가 때수건으로 밀면 지우개 가루처럼 부슬부슬 때가 밀려 나온다. 우리 몸에 생기는 때의 정체는 죽은 피부 세포(細胞)가 벗겨져 나온 잔해(殘骸).

 

피부는 표피(表皮), 진피(眞皮), 피하조직(皮下組織)이라는 세 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가장 바깥에 있는 표피는 다시 네 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아래 기저층(基底層)’에서는 계속 새로운 세포가 생성된다. 새로운 세포는 계속 위로 올라가 가장 위에 있는 각질층(角質層)’에 도달할 무렵 죽은 세포(각질)가 된다.

 

각질은 차곡차곡 겹친 상태로 피부 표면(表面)을 덮어 피부 안쪽을 보호한다. 따라서 죽은 세포가 피부 표면을 지켜주는 셈이다. 이 각질(角質)은 최후에 조금씩 벗겨져 떨어지는데 이것이 <>. 기저층에서 만들어진 세포가 때가 되어 떨어져 나갈 때까지 약 28일이 걸린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지식을 쌓으려면 통째로 조목조목!)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72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난중일기를 읽어보자.

 

712(갑자/88)

 

맑다. 밥을 먹기 전에 울()과 송두남(宋斗男), 오수성(吳壽成)이 돌아갔다. 느지막이 가리포 첨사(僉使)와 낙안(樂安) 군수(郡守)를 불러 의논하고 함께 점심을 먹고 갔다. 가리포 군량 진무(鎭撫)사량 앞바다(금평리 상도)에 와서 묵을 때, 왜적들이 우리 옷으로 변장하고, 우리 배를 타고 돌입하여 포를 쏘며 약탈해 가려 한다고 전했다.

 

그래서 날렵한 배 3척씩을 내어 달려가 잡아 오게 명하고, 또 각각 3척씩을 정하여 착량(鑿梁, 통영시 당동)으로 보내어 요새를 방어하고 오게 했다. 또 보고서가 왔는데 광양의 일은 헛소문이라고 했다.

 

) (,1566~1645)는 이순신의 둘째 아들로, 나중에 이름을 열()로 바꿨다.

 

713(을축/89)

 

맑다. 본영의 탐후선(探候船)이 들어와서 광양. 두치 등에는 왜적이 없다고 했다. 흥양 현감 배흥립도 오고 우수사 이억기(李億祺)도 왔다. 순천 거북선의 격군으로 경상도 사람인 종 태수(太守)가 도망치다가 잡혀서 형벌에 처했다.

 

저녁나절에 가리포 첨사 구사직(具思稷)이 와서 만나고, 흥양(興陽) 현감(縣監) 배흥립(裵興立)이 들어와서 두치의 거짓 소문과 장흥 부사 류희선(柳希先)의 망령되어 겁내던 일을 전했다. 또 자기 고을인 산성(山城, 고흥 남양 대곡리)의 창고 곡식을 남김없이 나누어 주었고, 해포에 흰콩, 중간 콩 40섬을 함께 보냈다고 말했으며, 또한 행주대첩의 승첩 소식도 전했다.

 

저녁 8시쯤 우수사 이억기(李億祺)의 초청으로 그의 배로 가니, 가리포 영공 구사직(具思稷)이 먹음직스러운 음식 몇 가지를 마련해 놓았다. 새벽 2시쯤 헤어졌다.

 

) 당시 거북선은 순천과 방답, 본영의 것을 합하면 모두 3척이었다는 설과 5척이라는 설도 있다.

 

714(병인/810)

 

맑다. 저녁나절에 비가 좀 내리니 땅의 먼지만 적실뿐이다. 몸이 불편하여 온종일 신음했다. 순천 부사 권준(權俊)이 들어와서 장흥 부사 유희선(柳希先)이 거짓으로 전한 본부의 일을 말로 다 하지 못하겠다고 전한다. 본영을 한산도 두을포(豆乙浦, 통영시 한산면 두억리 개미목)로 옮겼다.

 

) 이순신이 조정에 본영은 좌측으로 치우쳐 방어하기가 어려우니 한산도로 옮기기를 청하였다. 한산도는 배를 숨기기에 좋고, 왜선이 호남을 쳐들어올 때 반드시 이곳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715일 이순신은 본영을 한산도로 옮기고, 사헌부 지평 현덕승(玄德升,1564~1627)에게 호남은 국가의 울타리이니 호남이 없다면 국가도 없다면서<若無 湖南 是無 朝鮮>, 어제 한산도에 진을 치고 바닷길을 막을 계획을 세웠다는 편지를 보냈다.

 

715(정미/811)

 

아주 맑다. 저녁나절에 사량(蛇梁)의 수색선으로 여도 만호 김인영(金仁英), 순천 상선(上船, 지휘선)을 타고 김대복(金大福)이 들어왔다.

 

가을 기운이 바다로 들어오니 나그네 회포가 심란해지고 (秋氣入海 客懷撩亂)

홀로 봉창 아래에 앉으니, 마음이 몹시도 번거롭네. (獨坐蓬下 心緖極煩)

달빛이 뱃전을 비추니 정신이 맑아져서 (月入船舷 神氣淸冷)

잠도 못 이루는 사이 어느덧 닭이 우는구나. (寢不能寐 鷄己嗚矣)

 

1) - 다스릴 료, - 떠돌아다닐 봉, - 잘 매, - 탄식할 오, - 어조사 의,

 

2) 이순신의 <한산도 야음(夜吟)><한산도가>도 이즈음부터 8월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716(무진/812)

 

맑다. 아침에 맑다가 저물녘에 흐리더니 저녁에 소나기가 내려서 농사(農事)가 윤택해질 것을 바랄 만하다. 만신이 고단하다.

 

717(기사/813)

 

비가 내린다. 몸이 몹시 불편하다. 광양 현감 어영담(魚泳潭)이 왔다.

 

718(경오/814)

 

맑다. 몸이 불편해서 앉았다 누었다 했다. 정사립(鄭思立)이 돌아왔다. 우수사 이억기(李億祺)가 와서 보았다. 신경황(申景湟)이 두치에서 와서 적의 헛소문을 전했다.

 

) 신경황(申景湟, 1571~1640)은 임진왜란 때 선조를 의주까지 호종(扈從)하고 이순신(李舜臣, 1545~1598) 진영에서 활동했다. -90)-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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