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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생원의 서초동 나들이>8

단편소설

by 웅석봉1 2024. 1. 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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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는 풍기문란죄 아니겠나 싶은데. 아무리 개방화 시대라 하더라도 사돈끼리 그 운동을 한다는 것이 도리에 어긋나는 것은 확실하다~아이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죄목은 없고요. 아아, 내 이럴 줄 알았으면 학교 다닐 때 법 공부 좀 확실히 하는 건데, 아이~쿠 머리에 쥐 날라 카네.” 으흐흐

 

이때 부자간의 이야기를 무심히 듣고 있던 포장마차 반늙은이 주모가 훈수를 둔다.

 

혹시 누가? 사돈을 고소(혹은 고발)했는지 그걸 알면 죄명이 나오겠구먼.”

 

허허 주모가 법을 좀 아시는 모양이네. 모르긴 해도 저쪽 사돈 동네에서는 고소할 사람이 없을 것이요. 그 사람들은 워낙이 지리산 양반들이라 법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들인지라.”

 

그래요? 동네 사람이 아니라면,……,그러면 그쪽 사돈이 이쪽 사돈을 고소했겠네. 그럼, 뭐 간단하네요. 그기 그건데……” ʘʚ

 

~? 그기 그거가 뭐요? 거시기가 거시기다,……,이 말이요. 답답한 감 장수요.”

 

허 생원 숨넘어간다.

 

마포나루의 여름밤은 예나 지금이나 괴괴하다. 물 없는 한강 물이 돌 없는 바위에 철석, 철석…… 소리마다 부서지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초고 ()이고 혹 궁금한 독자를 위하여 사족을 달아보면……,

 

어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네. 요새 서울에서는 한참 유행한다는데 아무튼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면 <관습 변경 속도위반죄>, 줄여서 <관속죄>라는 죄목이지요. 이해됩니까?”

 

50대 주모는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며 허 생원의 아래위를 훔치다가 아랫도리로 눈을 깐다.

 

, 속도위반죄? 거 지금 자다 봉창 뜯나. 지금 차 몰고 가는 중이요? 여기는 도로가 아니고 마포나루요, 마포나루. 속도~위반이라이.”

 

, 그걸 알려면 여성 상위시대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데……,하도 <최신어>가 되어서, 그렇다고 내가 실기를 해 보일 수도 없고 어찌한다나요?”

 

뭐시라, 여성 상위, 어림없는 소리. 여자가 서서 오줌을 누는 시대가 오면 모를까 어찌 그걸 수용하겠소. 우리 관습은 아직 아니요. 자고로 조선은 동방예의지국이라,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 근데, 뭐가 여성 상위시대란 말이요? 내사 아직도 감이 안 오네.”

 

허 생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8)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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