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어, 아들! 벌써 저, 주모 눈치 보나. 분위기를 그리 모르니까 아직 장가도 못 갔제. 에헴. 알았다! 그 스토리 말~할 테니, 엄마한테 옮기지 마라. 잘못하면 니도 잡히 갈라.”
“당근! 사내가 시시콜콜 아녀자한테 그런 이야기 왜 합니까, 안심하이소~마.” 우랄랄.
“그래야지. 내 이야기 잘 들어봐라. 지난 시한에 지리산 법계사에서 중요한 법회가 열렸던 모양이야. 사돈이 그 행사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거기서 가까운 너 누나 시숙 처가에 들렀다지. 헌~데, 내 알지만,……,”
허 생원은 말을 멈추고 목이 마른 지, 잔을 들어 올려 들이킨다. 그리고 뜸을 한참 들이고, 말을 이어간다.
“그곳 사람들 인심은 알아주거든, 오랜만에 사돈 왔다고 한 상, 거나하게 차린 것은 불문가지라. 사돈 끼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주거니 박거니(?) 마시고는 밤이 늦어 그만 사돈 부부 자는 방에서 같이 자게 되었던 모양이라.”
“오호, 그래요? 다른 방에서 자면 되지 왜? 같이 자나요?”
“다른 방에서 따로 자면 이야기가 꼬여서 스토리가 안 되지, 으흠……, 더 자세한 것을 모르는 바이지만, 아마도 안사돈의 양해 또는 요청이 있어서 그렇게 되었다나, 어쨌건 어쩔 수 없이 한방에서 자게 된 것이라, 그렇게 이해하거라”
“그래요? 좀 이상하지만,……, 이해하기로 하고, 한 잔 쭉 드시고 계속해 보세요” 으흐흐
“음, 그래야지. 술맛 난다. 에헴. 불을 끄고 잠이 들었는데 사돈 귀에 뭣이 색색기리는 소리가 나기에 눈을 살짝 떠 보니 허허 글쎄, 사돈 부부가 2층을 지어가 재미있게 놀고 있는~기라. 그래 죽은 척하고 있었~것다. 그랬더니 눈 깜짝할 사이 위에 있던 사돈이 금세 내려와 이내 코를 그르렁 크르렁 골아 뿌리더라나.”
“아하 그래서요? 계속하시지요. 아부지!” 오~류류
허 생원은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생탁 한잔을 단숨에 들이키고 이어간다.
“허어, 고약한지고. 그 사돈 아랫도리가 뻣뻣해지고 얼굴은 홍당무, 이를 어쩌라. 도리 없이 사돈 몸이 골고 있는 바깥사돈의 큰 배를 나비처럼 넘어 안쪽에 누운 안사돈 배 위로 고양이처럼 납작 오르니 쫀득쫀득한 게, 찹쌀떡?”
“어허, 거기서 찹쌀떡이 왜 나오지요? 음 아무튼 계속하시지요. 흥미진진합니다” 우하하
“옳거니, 그래~가 매미 뭐하듯이 배 위에 짝 엎드려 쥐도 새도 모르게 시작한 것은 불문가지라. 한참을 하는데 갑자기 안사돈이 낑낑거리면서 위에 있는 사돈 몸을 아래로 엎어치기를 했것다. 이어 임자 만난 안사돈 운동 솜씨는 일품이라. 아이쿠야.” 하이쿠야…†↺⍨
“허허 아주 기이합니다만 거기 뭐 감옥 깜은……아닌데요. 장군 명군 사이좋게 잘 놀았지 않습니까. 또, 경찰이 법 적용을 잘못한 거 아닌가요? 한 잔 더 드시고 마무리해 주세요.”
“그래, 네 말이 맞다. 내가 보기도 이 사돈도 하고, 저 사돈도 하고 별문제 없다 싶은데 왜 서초동에 잡혀 왔는지 궁금해서 추가로 알아보는데 누가 간통죄라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더라 이, 말씀이야. 너는 법 공부 좀 했으니 잘 생각해 봐라.”
“간통죄요? 글쎄, 간통은 간통인데 그 죄명은 벌써 없어진(?) 걸로 알고 있는데……서로 좋아서 한 운동이라 성폭력도 아닐 거고, 술판도 아니라 취중 안면 방해죄도 아닐 거고, 모르는 사람들도 아니라 초면 합숙 죄도 아니고, 방안이라 노상 방뇨도 아니고.” 7)-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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