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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교육(8)

단편소설

by 웅석봉1 2023. 11. 3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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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번 사건은 폭력이긴 하지만 일부 불량 아이들의 선도를 위해서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경비가 용기 있게 한 행동일 뿐이라는 소장의 말을 어찌 반대할 수 있겠는가. 으하하

 

그런가 하면, 이번 경비는 교육을 위해서 파수꾼이 되겠다니, 그 명분이 얼마나 뚜렷하고 건설적인가. 그러하니 이후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앞으로 경비업무에만 더욱 매진해 주기를 부녀회 차원에서 관리소에 요청한 것으로 정리하였다.

 

이런 사정을 확인한 피해 어머니들은 우리 아이들이 어째서 불량 아이들이냐! 우리 아이들은 담배를 피우지도 않았으며, 설혹 피웠다고 하더라도 사춘기의 아이들이라 어쩌다가 호기심에 한 대쯤 피울 수 있는 것 아니냐!

 

백번 양보해서 우리 아이들이 불량이라고 치자,……,그렇다고 경비가 이렇게 폭력을 행사해도 되는 건가, 경비가 선생님이라도 된단 말인가. 그리고 그놈의 경비, 업무에 충실하다고 자랑하는데 어떤 경비치고 그만큼 안 하는 경비가 어디 있냐!

 

그녀들은 아이의 부풀어 오른 머리를 볼 때마다 분을 참을 수 없었다. 이놈의 경비, 당장 찾아가서 박살을 내버릴까? 경찰에 신고할까? 의논하였으나, 만약 신고하여 잘못되면 개죽이고 사람값, 치룰까 우려되기도 하고……,

 

이놈의 경비가 나이는 육십이 넘었어도 힘이 장사라 오히려 그녀들이 당할 염려도 있고 또, 신고하여 경찰에 오라 가라 하는 수고도 수고지만, 아이들의 비행이 학교에 알려지면 무슨 불똥이 튈지도 모를 일이라,

 

참으로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어……,그녀들은 경비의 해고만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들은 경비한테는 그들의 신분도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 음음음

 

사흘째 되는 날 오후에는 폭력 피해 어머니 다섯이 소장을 찾아가서 엄포를 놓았다. 그 경비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수시로 주민들을 자기 부하처럼 가르치려 한다는 점, 매일 집 집마다 초인종을 눌러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어 불안하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곧 집단민원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소장도 그 사실은 익히 알고 있으나 그것으로 경비를 해고할 수는 없다고 설득했다. 오히려 편안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하여 청결을 유지하며 주차 질서도 바로 세우고 있음을 강조하였고,

 

그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 내 불량청소년을 선도하는 것은 표창해야 할 일이라는 여론도 많다는 사실을 들어, 일방적으로 해고한다는 것은 부당해고로 고발당할 수 있다는 점도 추가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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