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예절교육(6)

단편소설

by 웅석봉1 2023. 11. 28. 09:18

본문

학생들아! 담배를 피우지 말거라! 담배는 건강의 적이니라.”

 

뎄네요. 경비아저씨! 씨나 잘하쇼.”

 

-이놈들이 나를 째려본다. 한 놈이 입에서, ~하고 침을 깔린다. 또 한 놈은 보란 듯이 담배를 씹으면서 입술 오른쪽, 왼쪽으로 뱅뱅 돌린다. 다른 한 놈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푸푸 한다. 좀 노는 아이들 폼이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예절교육이란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무립의 생각이다.

 

사랑하는 아이들아! 너희들이 몰라서 그러는데, 어릴 때 니코틴이 체내에 들어가면 자라나는 뼈가 다 녹느니라. 그것이 만병을 불러 드리더라. ~, 너희들을 위해서 하는 말이니 명심하여라. 그라고, 이럴 시간에 책이라도 한 권 더 읽어라! 내 말 알겠느냐?”

 

어쭈구리! 이 경비, 생긴 대로 놀고 있네. 가자, ~, ~ !”

 

-~, ~또?-

그 말이 들리는 동시에 무립이 들고 있던 막대가 소리 내는 놈의 대갈통을 갈겼다. 막대를 맞은 놈의 머리통에서 새빨간 피가 이마를 타고 흐른다. 그놈은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았고 다른 놈들이 무립을 향해 돌진했다.

 

무립의 안면에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코피가 터지고 몸이 휘청거렸다. 주먹이 무립의 얼굴을 강타한 것이다. 이어 무립의 막대가 허공을 두세 번 가로질렀다.

 

그 틈에 또 한 놈의 발이 허공을 돌아 무립의 턱을 후려쳤다. 무립은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이어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은 뛰었다.

 

혼자 남은 무립은 손수건으로 흐르는 피를 닦았다. 허허(虛虛)하고 심란(心亂)하다. 어린놈들이 어른을 패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하기야, 본인이 먼저 때렸으니 맞은 것은 문제가 아니다. 머리가 터진 놈이 더 걱정이다.

 

교육 차원에서 살짝 주의만 준다는 것이 속도가 과했나 보다. 하지만 어쩌라! 말로서 안 되면 매로서라도,……,교육해야 한다는 것이 무립의 소신이다. 우선은 가슴이 아프지만,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니 더 이상 신경 쓰지 말자.

 

아마도 이놈들은 앞으로는 담배 피울 생각은 아예 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하면 교육 효과는 만점이 아니겠는가. 무거운 육신과 아픈 마음을 품고 경비실로 돌아온 무립은 경비일지를 쓰면서 아이들과의 일전을 자세히 기록하였다.

 

다음 날 오전에 관리소에서는 한 여자가 진단서를 가지고 찾아와, 항의하였다. 여자의 주장은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경비가 나타나서 몽둥이로 내리쳤다는 것이었다.

 

-폭력 경비를 해고하고 관리소장은 해명하라- 그렇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는 요지다. 여자가 다녀간 후 소장은 무립 씨를 불렀고, 무립은 경비 일지를 가지고 관리소로 향했다.-계속-

 

 

'단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절교육(8)  (1) 2023.11.30
예절교육(7)  (2) 2023.11.29
예절교육(5)  (2) 2023.11.27
예절교육(4)  (6) 2023.11.26
예절교육(3)  (3) 2023.11.25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