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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의 <진달래꽃>

시평

by 웅석봉1 2023. 7. 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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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전문. (이 시는 19227, <개벽>25호에 발표한 작품이다)

 

 

<노처녀꽃>

 

저 보기가 달가워/ 오실 때에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맞으오리다// 거울에 비친/ 제모습/ 들여다보며 선택기준 낮추오리다//

 

오시는 걸음걸음/ 놓인 이 순정/ 사뿐히 즈려 밟고 오시옵소서// 저 보기가 달가워/ 오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콧대 높이오리다//

 

패러디 시인의 <노처녀꽃> 전문.

 

 

<노총각꽃>

 

저 보기가 반가워/ 오실 때에는/ 맨발로 뛰어나가 맞으오리다// 몰래 마련한/ 통장/ 금액 알려주며 대문 활짝 열으오리다.//

 

오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통장/ 사뿐히 즈려밟고 오시옵소서// 나보기가 반가워/ 오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미모 따지오리다.//

 

패러디 시인의 <노총각꽃> 전문.

 

<작가 소개>

 

김소월(본명, 정식. 1902~1934) 시인은 평안북도 구성시 출신으로 배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23년 일본 도쿄상과대학(오늘날 히토쓰바시대학)에 입학했으나, 그 직후 발생한 관동 대지진과 일본의 잔혹한 한국인 학살 사건으로 신변에 위협을 느껴 대학을 중퇴하고 귀국함.

 

귀국한 소월은 고향에서 동아일보지국을 경영했으나, 자금난과 일제의 방해로 바로 문을 닫고, 빈곤에 시달리며 술에 의지해 살다가, 193412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뇌출혈로 세상을 떠남.

 

1925년 유일한 시집인 진달래꽃을 자비 출판함. 1981년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소월이 학창 시절 사랑했던 여인이 죽자 그녀를 그리워하며 지었다는 시, 초혼(招魂)을 소개한다.

 

<초혼>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虛空)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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