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
저것은 맨 처음 어둔 땅을 뚫고 나온 잎들이다/ 아직 씨앗인 몸을 푸른 싹으로 바꾼 것도 저들이고/ 가장 바깥에 서서 흙먼지 폭우를 견디며/
몸을 열 배 스무 배로 키운 것도 저들이다/ 더 깨끗하고 고운 잎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가장 오래 세찬 바람 맞으며 하루하루 낡아간 것도/
저들이고 마침내 사람들이 고갱이만을 택하고 난 뒤/ 제일 먼저 버림받은 것도 저들이다/ 그나마 오래오래 푸르른 날들을 지켜온 저들을/ 기억하는 손에 의해 거두어져 겨울을 나다가/
사람들의 까다로운 입맛도 바닥나고 취향도 곤궁해졌을 때/ 잠시 옛날을 기억하게 할 짧은 허기를 메꾸기 위해/ 서리에 젖고 눈 맞아가며 견디고 있는 마지막 저 헌신/
도종환 시인의 <시래기> 전문.
<어설픈 해설>
잠시 옛날을 기억하게 할 짧은 허기를 메꾸기 위한 것도, 서리에 젖고 눈 맞아가며 견디고 있는 마지막 헌신도, 맨 처음 어두운 땅을 뚫고 나온 잎도 저들이다.
아직 씨앗인 몸을 푸른 싹으로 바꾼 것도, 가장 바깥에 서서 흙먼지 폭우를 견 된 것도, 몸을 열 배 스무 배 키운 것도, 더 깨끗하고 고운 잎을 만들고 지킨 것도 저들이다.
가장 오래 세찬 바람 맞으며 하루하루 살아간 것도, 마침내 사람들이 고갱이만 택하고 제일 먼저 버림받은 것도, 그나마 오래오래 푸르른 날들을 지켜온 것도 저들이다.
기억하는 손에 의해 거두어져 겨울을 나다가, 사람들의 까다로운 입맛도 바닥나고 취향도 곤궁해졌을 때도, 맨 처음 어두운 땅을 뚫고 나온 잎도 저들이더라.
조금 살펴보면, 변비 예방. 다이어트. 혈압 강하. 항산화 작용. 뼈 건강. 면역력 향상. 눈 건강. 건강 회복 등등에 특효약도 저들이다.
저들의 영양학은 아무도 따를 자가 없다. 섬유질 덩어리요, 비타민. 미네랄. 칼슘. 철분은 또 어떠하며, 특히 저들에 된장을 첨가하면 천하무적이 된다. 저들이 건강이다. 저들이 몸이다.
도종환 시인(1955년~현재. 국회의원)은 청주시 출신으로 충북대학교를 졸업하고, 충남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동인지 《분단 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 외 5편의 시를, 1985년 《실천문학》에서 <마늘밭에서〉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고,
부인 구수경 씨가 1985년 8월 암으로 사망하자, 부인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으로 <접시꽃 당신>이란 시를 발표하여, 특히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일약 국민적 스타가 되었다.
시집으로 『접시꽃 당신』, 『지금 비록 너희 곁은 떠나지만』, 『당신은 누구십니까』, 『슬픔의 뿌리』, 『해인으로 가는 길』,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 등이 있다.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신동엽창작기금상. 정지용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백석문학상.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자~ 그러면 그의 대표작 <접시꽃 당신> 일부를 소개한다.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내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중략.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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