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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8)

단편소설

by 웅석봉1 2023. 3. 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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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님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글쎄요, 고모님. 어머니가 석방되셔서 우리 집에 오시지 않고 다른 데로 가셨습니다. 어디로 가셨는지, 행방이 묘연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외가 선산을 다녀가신 건 분명해요. 어머니 흔적이 있었어요

 

나는 오늘 찾아간 곳과 그 상황을 고모님께 말씀드렸다.

 

그래? 그러면 나한테도 왔어야 하는데, 너의 어머니랑 나는 시누이와 올케 사이 이전에 친한 친구였어. 죽마고우지. 근년에는 먹고살기 힘들어 면회를 가지 못해서 섭섭하였는지는 모르지만. 아이고, 불쌍한 것. 그래, 이제 좋은 세상 만났는데 나한테 먼저 와야지 어디로 갔을꼬?”

 

고모님은 손으로 눈시울을 닦는다.

 

어머니가 가실 만한 데가 어디일까요? 제가 알기로는 고모님과 부산에 있는 이모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 친척이라야 우리 둘뿐이야. 너의 외삼촌은 오래전에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고향에 옛 친구들이 있지만 모두 남남이 되었어. 그 사건을 일으킨 이후로 선자는 외톨이가 되었으니 참으로 불쌍한 사람이야. 어찌 그런 운명으로 태어났을꼬? 나도 평탄한 사람은 아니지만, 선자에 비하면 운명도 아니지

 

선자는 엄마의 이름이다. 고모님은 또 한숨을 쉰다.

 

고모님, 어릴 때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었지요? 고모님과 같이 학교 다닐 때 말이어요

 

고모님은 지그시 눈을 감는다.

 

너의 어머니는 참 까다로운 사람이었지. 공부도 잘했고 남에게 절대로 신세 지는 일은 안 했어. 아주 어른스러웠어. 선생님들도 가끔은 두려워하셨지. 농담하는 법도 없었고 쓸데없는 말도 안 했지. 그러니 자연히 친구도 없었고 외로운 처지였어

 

나도 엄마의 성격은 대충 안다. 한마디로 깔끔하시고, 외유내강형이시다.

 

그런 분이 고모님과는 어떻게 잘 지내시게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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