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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56

서평

by 웅석봉1 2024. 7. 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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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갑진/ 525)

 

맑다. 나라의 제삿날(성종비 공혜왕후 한 씨)이라 공무(公務)를 보지 않았다. 순찰사에게 보내는 답장과 별록(別錄)을 써서 역졸을 시켜 급히 보냈다.

 

해 질 무렵 왜선 90여 척이 부산 앞바다 절영도(絶影島)에 정박했다는 영남 우수사 원균(元均, 1540~1597)의 통첩 과, 경상 좌수사 박홍(朴泓, 1534~1593)왜적 350여 척이 이미 부산포(釜山浦) 건너편에 도착했다는 통첩이 동시에 올라와 곧장 임금께 급히 보고하고,

 

아울러 순찰사(전라 순찰사 이 광), 병사(전라 병사 최 원), 우수사(전라 우수사 이억기)가 있는 곳에도 공문을 보냈다. 영남 관찰사(김 수)의 공문도 왔는데 또한 같았다. ) 임진왜란이 시작되고 있음을 감지하는 긴박한 순간이다.

 

416(을사/ 526)

 

10시쯤(二更) ‘거진(巨鎭)이 이미 함락되었다는 영남 우수사(원 균)의 공문이 왔다. 분하고 원통함을 이기지 못하여 곧장 장계를 올리고, 삼도(三道, 전라 순찰사. 전라 병사. 전라 우수사)에 공문을 보냈다.

 

) 거진(巨鎭)은 첨사(僉使)가 지휘하는 진()인데, 여기서는 다대포진(多大浦鎭)과 부산포진(釜山浦鎭)을 말하는 것으로 당시 다대포진의 첨사(僉使)는 윤흥신(尹興信, 1540~1592)이고, 부산포진의 첨사(僉使)는 정발(鄭撥, 1553~1592)이었다. 이 전투에서 두 첨사(僉使)는 머리에 총탄을 맞고 전사한다. 전쟁은 경상도(부산) 쪽에서 먼저 일어났음을 알수 있다.

 

417(병오/ 527)

 

흐리고 비가 오더니 저녁나절에 개었다. 영남 우병사(右兵使) 김성일(金誠一)이 보낸 공문에 왜적이 부산포의 성을 함락한 후에 그대로 머물면서 퇴각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늦게 활 5 순을 쏘았다. 잉번(仍番, 상번) 수군과 분번(奔番, 하번) 수군이 잇달아 방비처(防備處)에 모였다.

 

418(정미/ 528)

 

아침에 흐리다. 이른 아침부터 동헌에 나가 공무를 보았다. ‘발포(鉢浦) 권관(權管)이 이미 파직되었으니 대리 장수를 정해서 보내라는 순찰사(이 광)의 공문이 도착했다. 그래서 군관 나대용(羅大用, 거북선 제작에 공이 큰 군관, 나주에 생가와 묘소가 있다)을 곧바로 정해서 보냈다.

 

미시(未時, 오후1시부터 3시까지)동래<東萊, 부사 송상현(宋象賢), 1551~1592>도 함락되었고, 양산<梁山, 군수 조영규(趙英珪), 1535~1592)과 울산<蔚山, 군수 이언함(李彦諴) 두 군수도 조방장(助防將)으로서 성으로 들어갔다가 모두 패했다는 영남 우수사의 공문이 왔다. 원통하고 분함이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는 일이다.

 

경상(慶尙) () 병사(兵使, 이 각)와 경상(慶尙) () 수사(水使, 박 홍)들이 군사를 이끌고 동래 뒤쪽까지 이르렀다가 갑자기 회군했다고 하니 더욱 가슴이 아프다.

 

저녁에 순천의 군사를 거느리고 온 병방(兵房, 지방 육방의 하나)이 석보창(石堡倉, 사적 제523호로 지정된 석보(石堡), 여수시 봉계동 석창)에 머물고 있으면서 군사를 넘겨주지 않았기에 잡아 와서 가두었다.

 

) 이 전투에서 조영규와 송상현은 전사함. 그러나 이언함(李彦諴)의 행적은 묘연하다. 도망갔다는 설과 포로가 되어 조선 조정에 올린 장계를 왜군에게 넘겨주고 풀려났다는 설도 있다.

 

419( 무신/ 529)

 

맑다. 아침에 품방(品防)에 해자 파는 일로 군관을 정해 보냈다. 아침밥을 일찍 먹고 동문 위로 나가 품방 역사(役事)를 직접 독려했다. 오후에 상격대(上隔臺)를 순시했다. 이날 분부군(芬赴軍, 입대하러 온 군사) 700명을 만나 점고하고 공사를 점검했다.

 

) 품방(品防)은 성 밖으로 해자(垓子) 외에 방형의 구덩이를 파서 방어하는 시설, 상격대(上隔臺)는 성 위에 여장(女墻) 사이의 드문드문 지은 숨구멍, 널빤지로 짓고 총구멍을 뚫어 놓은 곳이니 당시는 총보다는 활을 쏘는 군사들을 방어할 목적으로 판자를 설치하는 구멍을 말함. -56-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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