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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11

단편소설

by 웅석봉1 2024. 1. 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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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과 있죠. 아니 있게 될 거예요. 아이 내 참. 전문가는커녕 초짜라고요? 2층에 치과가 있다고요. 그런데 3층에 또 치과 하라면 되느냐고요? 말도 안 된다고요.

 

아이쿠. 선생님. 요즘은 치과 위에 치과가 많다는데요. 농담하지 마시라고요. 여기가 강남이냐고요? , 죄송합니다. 역시 나는 초짜입니다.

 

그럼, 선생님. 다른 점포를 보러 가시죠? 다른 점포는 보나 마나 하다고요. 그럼, 다음에 다음에는 꼭! 다음 좋아하신다고요? 아니올시다. 굿~빠이!

 

6.

 

그런 일이 있고 난 지 꼭 보름이 지났다. 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하려는데 가끔 들리시던 노() 회장님이 들어선다. 그분께도 커피 한 잔 올리니, 회장님이 자기 상가도 팔아 보라고 한다. , 회장님. 물론이지요. 제 전공과목이 상가거래 아닙니까.

 

언젠가 말한 신촌 건물 말일세. 이제 서서히 재산 정리해야 될 것 같아서 말이야. 40억만 받아줘. 시세보다 1할은 싸게 파는 거야. 혹시 더 받으면 사장이 알아서 해!”

 

-아닙니다. 저는 공인중개삽니다. 공인은 수수료 외는 안 받습니다. 수수료만 받겠습니다. 수수료만 해도 얼만데, 더 받아. 안 되지.

 

회장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우리는 우리 홈피에 다음과 같은 멋진 글을 올렸다.

 

*신촌 황금 상권에 일급 상가 매도! 현 시세보다 10% 이상 저렴함. 사후관리 책임짐. 성실한 매수인을 희망함. 성실과 신의를 사훈으로 하는 <천지인 공인>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물건임. 지금 전화 주시지 않으면 늦을 수도 있음. 실행이 곧 기회임*

 

이번에는 실수하지 말아야지. 공인중개사는 국민의 4대 의무 이외에 중개사만의 4대 의무가 또 있다.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 신의성실 의무. 비밀 유지 의무와 중개 대상 물건의 확인, 설명의무가 그것이다. 중개사의 의무를 철저히 하자고 다짐한다.

 

다음날 소유권과 임대차 확인. 그리고 건물의 관리상태 등 제반 사항을 전문가답게 세세히 검토하였다. 매매 물건을 의뢰받은 그다음 주 금요일에 드디어 매수희망자가 나타났다.

 

30대 후반의 말쑥한 신사복이었다. 그 젊은이와 한나절을 그 건물 내부 구석구석과 주변을 둘러보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젊은이는 건물이 마음에 드는 듯 내가 설명하는 동안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나는 결정하셔도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사장님, 건물이 마음에 듭니다. 권리관계도 그렇고, 임차인들도 믿음직하고 영업도 그런대로 되는 것 같고, 사고 싶은데, 그런데 어떻게 해서 40억이 나왔죠?”

 

가격? 그야 물론 건물주가 부르는 금액이죠. 그래도 건물주 말로는 시가보다는 1할은 다운 된 가격이라던데요. 뭐가 잘못됐나요?” 11)-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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