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조는 참새가 자기 말을 알아듣는 것을 보고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도 너무 좋았습니다.
“응, 우리 집은 곰 바위산 밑이야.”
“곰 바위산, 여긴 그런 곳은 없는데 다른 데 가서 알아봐.”
그러면서 참새는 어디론지 날아가 버렸습니다.
비조는 또 비둘기를 만나 마을로 가는 길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녀석도 곰 바위산이 어딘지 알지 못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비조는 무작정 동쪽으로 날았습니다. 한참을 날아도 사람이 사는 마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비조는 배도 고프고 힘도 빠져 조그만 소나무 가지 위에서 쉬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 아래로 웬 호랑이 한 마리가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옛날엔 그렇게 무섭던 호랑이가 지금은 조금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호랑이가 머리에 곶감 바구니를 이고 있었습니다. 비조는 곶감을 보니 너무나 먹고 싶었습니다. 곶감은 비조가 평소에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사뿐히 호랑이 등에 올라 곶감 하나를 집어 들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러고는 호랑이 등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비조가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에 호랑이가 비조의 집 마당으로 들어서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엄마와 호랑이가 마주쳤습니다. 엄마는 그 자리에서 그만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호랑이는 몸을 솟구치더니 순식간에 어디론지 사라져버렸습니다.
이때 비조의 몸도 허공으로 떠서 땅으로 굴러떨어지면서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비조는 곧바로 엄마에게 달려가 엄마를 부둥켜안았습니다.
“엄마 깨어나. 내가 왔어. 내가 와……”
비조가 소리치니 엄마도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비조와 엄마 할머니는 너무나 기뻐서 두둥실 춤을 추었습니다. 그 후 동네 사람들은 비조를 산신령의 아들이라 모두 두려워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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