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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3)

단편소설

by 웅석봉1 2023. 3. 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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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기다리니 엄마는 특사로 출소하셨다고 전한다. 특사라……, 아 그렇구나! 특사는 크리스마스 전날 확정 통지되었고, 연말에 이행되었으며, 엄마의 요청으로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다리가 후들거려 서 있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엄마는 대체 어디로 가셨다는 말인가! ? 자유의 몸으로 만날 수 없었단 말인가. 도저히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언가에 뒤통수를 호되게 얻어맞은 기분이다. 하늘을 쳐다보았다. 눈을 감았다. 생각을 해보자. 내가 엄마를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지난 크리스마스 바로 그 전날이었다. 그날이 마침 엄마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다.

 

그날 아내와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를 만났다. 엄마의 결혼 기념으로 붉은 장미 두 송이를 엄마의 손에 넣어드렸다. 엄마는 미소로서 고마워했고, 그런 엄마께 건강에 유의하시라고 말했다. 엄마는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동요의 기색도 흥분의 느낌도 없었다.

 

휴게실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 마셨다. 한참 동안 마음을 다스리고 나서 담당 교도관을 만났다. 엄마의 단서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는 실낱같은 단서 하나도 남기지 않으셨다. 평소 워낙 말씀이 없는 분이라 교도관도 무어라 도움을 줄 수 없어 안타까워한다.

 

혹시 엄마의 소식이나 참고가 될 자료가 있는지 찾아 주면 고맙겠다는 말을 남기고 교도소를 나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엄마가 갈만한 곳을 생각해 보았다. 별로 생각나는 곳이 없다. 갑자기 내가 엄마를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엄마랑 함께 산 기억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엄마는 친구도 없을 것이다.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 오랜 교도소 생활의 결과다. 내가 알기로는 엄마가 알고 있는 사람은 나 이외에 두 사람이 더 있다. 엄마의 언니와 아버지의 여동생이다. 나에게는 이모와 고모다.

 

나는 이모님과 고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두 분 모두 엄마의 소식을 모른다. 내가 엄마의 출소 소식을 전하자 모두 깜짝 놀라신다. 나는 엄마를 꼭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엄마가 나타나시면 붙잡아두시라고 당부를 드렸다. 두 분 모두 긴 한숨을 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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