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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28

서평

by 웅석봉1 2024. 5. 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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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천량 해전은 15926월에 당한 육지의 용인전투(龍仁戰鬪, 용인과 수원 사이의 광교산 자락에서 벌어진 전투로 아군 전사자가 최대 32,000여 명)와 함께 임진왜란 최대 패전이었다.

 

134척의 판옥선 중 122척이 불탔거나 침몰하였다는 기록이 일본의 정한위략(征韓偉略), 1831, 임진란을 일본이 발행한 책에도 남아 있다. 배설의 판옥선 12척이 살아서 이순신에게 돌아가게 되니 교차 검증이 된 셈이다.

 

판옥선만 무려 122척이 소실되었고 1만여 명의 경험 많은 조선 수군이 죽거나 행방불명되었다. 사령관 중에 경상 우수사 배설만이 살아남았고, 삼도수군통제사 원균과 전라 우수사 이억기, 충청 수사 최 호가 전사한 전투였다.

 

이렇게 칠천량 해전은 최고 지휘관의 역량이 전투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우리 역사의 대표적 사례로 남게 되었다. 이 패전 소식을 접한 선조는 이렇게 탄식하였다.

 

한산을 지키면서 호랑이가 버티는 듯한 형세를 보였어야 했는데(중략)이 일은 어찌 사람의 지혜만 잘못이겠는가, 실로 하늘이 한 일이니 어찌하겠는가

 

이순신은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일본 수군을 거의 갖고 노는 수준의 승리를 했었다. 그런 최강 조선 수군의 전 병력을 멍청한 지휘관 한 사람 때문에 어이없이 괴멸되다시피 한 전투가 칠천량 해전이다.

 

칠천량 해전(1597716, 아군 완패, 피해 내용삼도수군통제사 원균 사망, 전라 우수사 이억기 사망, 충청 수사 최 호 사망, 판옥선 112척 침몰, 거북선 3척 전파, 사망자 수천, 적군 피해불명).

 

원균에 대하여 선조실록, 159842, 사관의 논평을 읽어 보자.

 

*원균이라는 사람은 원래 거칠고 사나운 하나의 무지한 위인으로, 이순신과 공로 다툼을 하면서 백방으로 상대를 모함하여 결국 이순신을 몰아내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았다. 겉으로는 일격에 적을 섬멸할 듯 큰소리를 쳤으나 지혜가 고갈되어 군사가 패하자, 배를 버리고 육지로 올라와 사졸들이 모두 어육이 되게 만들었으니 그때 그 죄를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가. 한산(칠천량)에서 한 번 패하자 뒤이어 호남이 함몰되었고 호남이 함몰되고서는 나랏일이 다시 어찌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시사를 목도(目睹)하건대 가슴이 찢어지고 뼈가 녹으려 한다.*

 

그러함에도 원균은 이순신. 권율과 함께 선무공신(宣武功臣) 1등에 책록되었고, 그의 무덤은 경기도 평택시 도일동 마을 뒤편 야산 언덕 위에 198062일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후손과 국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칠천량에서의 패전은 정유재란(1597)으로 이어진다. 이순신의 조선 수군에 막혀 수륙병진 작전이 불가능했던 일본은 전라도 바다를 돌아 서해로 들어갈 길이 열리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망설이지 않고 조선으로 쳐들어왔다.

 

해상 보급에 자신감이 생긴 일본군은 전라도 침공을 본격화했고 1597815일에 남원성과 이어 819일에 전주성을 점령하면서 임진년 이후 5년간 발을 들이지 못했던 호남을 철저히 유린(蹂躪)하였고, 더 나아가서 일본 장수들에게 조선인을 많이 죽이도록 경쟁하게 하여 그들의 코를 베어 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일본군은 호남을 누비면서 조선의 백성을 무참히 학살하고 조선인의 코를 베었다. 일본 교토에는 조선인 코 13만 개의 무덤이 도요토미 히데요시 신사 앞에 초라하게 묻혀 있다. 지금은 이를 귀 무덤이라 한다.

 

이순신은 칠천량 해전의 패전 소식을 듣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자신을 믿지 못해 파직시키고 온갖 고초를 주었던 임금, 자신을 시기하여 음해하고 자신의 직을 가로챈 경쟁자, 그 둘이 대패한 모습을 보고는 고소해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순신은 울음부터 나왔다. 그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28)-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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