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가 뭘까?
혈액(血液) 일부가 혈관(血管) 벽 사이에 있는 작은 틈을 통해 빠져나가면 세포와 세포 사이에 있는 세포액이라는 물질(物質)이 된다. 이 세포액이 림프관 쪽으로 들어가면 ‘림프액’이라고 부른다. 림프는 라틴어로 ‘맑은 물(Lymph)’이라는 뜻이다.
림프관은 혈관처럼 온몸에 뻗어 있다. 림프관이 모이는 중계(中繼) 지점을 림프절(Lympha node)이라고 한다. 림프절은 우리 몸에 대략 400~700군데 있다. 림프절에서는 림프액의 세포(細胞)와 바이러스, 묵은 세포, 혈액(血液)에서 손상된 성분 등 불필요한 물질을 여과(濾過)한다.
림프액은 호흡(呼吸)과 운동을 통한 근육(筋肉)의 움직임에 의해서만 흐르는데, 혈액과 달리 일방통행으로만 흐른다. 림프관에 들어 있는 면역 세포는 외부(外部)에서 들어오는 적(敵)이 없는지 온몸을 순찰(巡察)하다가 발견 즉시 처리한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 (지식을 쌓으려면 통째로 조목조목!)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51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정수장(淨水場) 옆 공터에는 활쏘기 연습장(演習場)이 길게 늘어져 있다. 추자도에도 활 쏘는 사람들이 있다니 고맙고 반갑다. 많은 이용(利用)을 기대한다. 정수장을 나선 길은 산길로 들어선다. 포장도로(鋪裝道路)와 나란히 가는 길이다. <은달산 길>이란 팻말이 이쁘다. 아마도 올레길을 내면서 만들었으리라. 힘들여 만든 길을 무상(無償)으로 걸으니 고마운 마음이 절로 난다.
길은 바로 추자교에 다다른다. 마침, 추자교 입구, 공원(公園)에는 십여 명의 아주머니들이 머리에 수건을 두른 채 옹기종기 모여 도시락을 먹고 있다. 공원 중앙(中央)에는 모형 참조기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는 중이다. 그 옆 작은 비석(碑石)에는 제주 출신(出身) 허영선(1957~ ) 시인의 <금빛 조기 한점>이란 시비가 서 있는데, 잡초 뽑는 여인들과 잘 어울리는 시다.
길은 추자교를 건너서 상도로 들어선다. 상추자도 초입의 양지바른 산에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추자충혼묘지)楸子忠魂墓地>는 오늘도 평화(平和)를 기원(祈願)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걸어 나갔다.
이제 길은 포장도로를 따라 추자항(楸子港)을 향한다. 해안(海岸) 길은 119 소방센터를 지나고, 추자도에서 하나밖에 없다는 주유소(注油所)도 지나서 영흥 쉼터라는 작은 공원에 다다른다. 바다로 튀어나온 화장실(化粧室)도 있는 시원한 소공원이다.
우리는 공원 의자(椅子)에 앉아 잠시 쉬었다. 사진도 계속 찍었다. 아마 올레길을 걸으면서 오늘만큼 스마트폰을 자주 누른 날은 없었을 것이다. 쉼터를 지난 길은 이내 영흥리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의 식당들을 만나니 시장기가 덮친다. 그러나 영업(營業)하는 식당은 보이지 않았다. 오늘이 주말도 아니고 점심때도 지났으니 당연하리라.
영흥리 사무소와 보건(保健) 지소를 지나니 중국음식점 하나가 문을 열어놓고 성업(盛業) 중이다. 우리처럼 늦는 점심을 먹으려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자장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포구(浦口)의 올레 간세에 귀환(歸還) 인사를 올렸다. 제주올레의 마지막 순간을 두 발로 밟으니, 가슴이 뭉클하다.
우리는 추자면사무소에서 잠시 휴식(休息)을 취하고, 소주와 활어회 한 접시를 싸 들고 마을 뒤편에 있는 <등대산공원>에 올라, 양지바른 곳에서 자축(自祝)의 잔을 높이 들었다. 목으로 넘어가는 알싸한 액체가 눈으로 잠깐 나왔다.
그날 밤, 추자항이 내려다보이고 추자도에서 제일 깨끗하다는 <태흥모텔> 2층에서 하룻밤을 의탁하고, 다음날(2016년 3월 24일) 신양항에서 10시 30분 출항하는 <한일 레드펄>호로 제주항으로 돌아왔다. 뒤돌아보니 추자(楸子) 코스는 제주올레의 피날레로서 손색이 없었다.
이로써 우리는 올레 26개 코스를 모두 걸었다. 지난 2014년 12월 초, 올레를 걷기 여행을 시작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그동안 제주도에 여덟 차례나 왔었다. 참 느린 여행(旅行)이었다. 느린 만큼 행복(幸福)하였고 영원(永遠)히 간직하고 싶은 순간(瞬間)들이다. -153) (끝)
*1) 그 후 추자도 올레는 한 코스를 추가하여 두 코스(제주올레 18~2)가 되었다.
*2) 그동안 보잘것없는 여행기를 읽어주신 독자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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