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망운당 건립 발원문> 3~3

웅석봉1 2025. 6. 25. 10:30

 

집을 짓기 전에 천지신명(天地神明)님께 올리는 발원(發願) 축문(祝文)을 써서 고사(告祀)를 지내는 것이 후환(後患)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어, 간단한 상()을 차려서 제()를 지냈다. 그 축문을 여기 소개한다.

 

망운당(望雲堂) 건립 발원문(發願文)

 

천지신명(天地神明)님께 발원(發願)하나이다.

 

오늘 201251(음력 윤 311), 이곳 모고리 267번지, 운곡(雲谷) 골에 주택(住宅) 건축공사(建築工事)를 시작하고자 천지신명님께 고()하나이다.

 

이 공사는 거창 신() () 31세손 익()자 범() 자의 아내 성주(星州) ()씨의 뜻을 기반으로 그 장자(長子) 부부(夫婦)가 주관(主管)이 되어 식솔들의 조그만 보금자리 하나를 마련하고자 함이옵니다.

 

공사(工事)를 하게 된 그간의 사정(事情)을 간략히 아뢰면,

 

거창 신공(愼公)은 거창군(居昌郡) 가조면(加祚面) 석강리(石江里)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부()를 여의고 모() 은진(恩津) ()씨를 따라 산청읍(山淸邑) 내리(內里) <마당머리>라는 작은 마을에 터를 잡아 일가(一家)를 이루고 살았습니다.

 

그 후 사정상 부산(釜山)과 김해(金海) 등지로 거주(居住)를 옮겨 다니며 살다가 2007년에 영면(永眠)하시고 미망인(未亡人)만 홀로 김해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천지신명(天地神明)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도시(都市) 아파트는 공기도 부실하고 인정도 메말라 저희같이 연약한 생명들이 노후(老後)에 살아가기에는 적합지 못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고향 산천(山川)과 일가친척(一家親戚), 그리고 옛 지인(知人)들을 그리워하고 있던 차에 천지신명님께서 보살펴주신 은덕으로 막내 여동생 부부가 이 터를 매입(買入)하게 되었습니다.

 

이 터를 살펴보건대 앞에는 운곡(雲谷)마을의 인정이 넘쳐 올라 훈풍(薰風)이 불고, 저 멀리서는 남한(南韓)의 주산(主山)인 지리산(智異山) 주봉(主峯) 천왕봉(天王峯)이 굽이 살펴주시고, 뒤로는 태백산(太白山) 정기(精氣)가 서린 황매산(黃梅山) 줄기가 포근히 품어 안아주시며,

 

먼 좌우로는 웅석봉(雄石峯)과 왕산(王山)의 줄기들이 문무백관(文武百官)이 되어 보호하여 주시고, 주야(晝夜)로 펼쳐지는 운공(雲公, 구름)을 바라보며 삶의 엄중(嚴重)함과 무상(無想)함을 거울삼아 세상 사는 도리(道理)를 깨우칠 수 있는 이곳이,

 

거창 신공 식솔들이 기거(起居)하기에 참으로 길()한 자리임이 가슴에 닿아, 여기에 터를 잡고자 오늘 천지신명(天地神明)님께 고하게 되었나이다. 굽이 살펴주소서.

 

저희 식솔들은 이곳 보금자리를 알뜰히 가꾸고 빛내며, 오래도록 살아갈 것이며, 마을 주민들과도 항상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할 것이며, 웃어른을 공경(恭敬)하고 아랫사람을 사랑으로 보살피면서 화목(和睦)한 가정을 꾸려나갈 것임을 천지신명님께 맹세(盟誓)하나이다.

 

전지전능(全知全能)하신 천지신명(天地神明)이시여! 오늘 잔()을 올리면서 몇 가지 청원(請願) 말씀드리겠나이다. 꼭 그렇게 되도록 도와주소서!

 

먼저, 이곳 운곡마을 이장(里長) 오공(吳公) 원태(元泰)와 진주 강공(姜公) 학수(學秀) 가족을 포함한 전체 모고리 마을 주민들의 무병장수(無病長壽)와 무사(無事) 평안(平安)을 도와주소서.

 

두 번째, 지리산 그늘에서 소박(素朴)하게 살아가는 경남(慶南), 전남(全南), 전북(全北)의 민생들이 불의(不意)의 재난을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세 번째, 오늘부터 저희 신문(愼門)을 위해서 안전하고 편리하고 아름다운 주택(住宅)을 짓도록 진주(晉州)<나로 하우징> 박효상 사장과 내리(內里)의 안재철 사장에게 지혜(智慧)와 힘을 주시고, 또한 그들의 가정(家庭)과 사업(事業)이 날로 번창(繁昌)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마지막으로 저희 거창 신공 익범(益範)의 미망인 성주(星州) 이씨와 그의 자녀 8남매와 그 식솔들의 무병적명(無病適命)과 항상 바른 마음으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운곡(雲谷) 골 천지신명이시어!

 

저희 식솔들이 워낙 깨우치지 못하고 미련하여 제대로 예()를 갖추지 못하여 송구(悚懼)하오나 저희 정성(精誠)으로 잔 한잔 올리나니 널리 가납(嘉納)하여 주소서.

 

사람이 날 때 마음대로 난 것이 아니듯이, 이 세상 떠나갈 때도 어찌 저희 뜻대로 할 수 있겠나이까. 부디 여기서 편안한 마음으로 천명(天命)을 받을 수 있도록 인도(引導)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임진년, (), 311. 경상남도 산청군 산청읍 모고리 267번지, 운곡(雲谷) 골 터에서 거창 신문(愼門) 31세손 익범(益範)의 식솔들은 천지신명님께 발원하고 새 보금자리를 만들겠나이다.

 

부디 후손이 연면(連綿)히 번성(繁盛)하고 만사가 형통(亨通)하기를 축원(祝願)하면서 깊이 절하나이다. 감사합니다.

 

201251

거창 신문(愼門)을 대표하여 32세손(世孫), 동천(東川) 상조(相祚) 재배(再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