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170
●머리카락을 어떻게 만들어질까?
머리카락 뿌리(모근)에서 모기 세포(細胞)라는 새로운 세포가 쉼 없이 태어나 머리카락이 자란다. 알고 보면 머리카락은 죽은 세포다. 그런데도 자란다.
모근(毛根)에서 볼록하게 솟은 모구(毛球)라는 부분에는 살아 있는 모모 세포(hair germinal matrix cell)가 모여있다. 이 모모 세포가 매일 분열(分裂)을 반복해 새로운 세포가 태어난다.
모모 세포가 건강하게 분열을 반복하도록 모구(毛球) 안쪽에 있는 모유두(毛乳頭)가 영양을 공급해 준다. 모유두에는 가느다란 혈관이 지나는데, 이 혈관에서 얻은 영양소를 모모 세포에 건네주어 분열을 촉진한다.
모유두(毛乳頭)에서 영양을 공급받은 모모 세포는 자꾸자꾸 분열해서 증식한다. 증식한 세포는 나중에 태어난 세포들에 자리를 내어주고 쑥쑥 자라 피부(皮膚) 밖으로 나간다. 이렇게 해서 머리카락이 자라는 것이다. 머리카락은 보통 하루에 0.2~0.3밀리미터, 한 달에 1센티미터가량 자란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 (지식을 쌓으려면 통째로 조목조목!)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152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난중일기를 읽어보자.
9월 11일(경진/10월 13일)
흐리다. 몸이 몹시 불편해서 공무를 보지 못했다.
9월 12일(신사/10월 14일)
흐리다. 아침에 충청 수사와 두 조방장을 불러서 같이 아침밥을 먹고는 늦게 헤어졌다. 저녁에 경상 수사와 우후(虞候), 정항(鄭沆)이 술을 가지고 와서 같이 마시고 이야기하고 밤늦게 헤어졌다.
충청 수사와 박 조방장이 함께 왔는데, 신 조방장은 병으로 오지 못했다. 권준(權俊)이 홀로 남아 이야기를 할 때 정사립(鄭思立)에 대하여 말하는데, 우수사 이억기(李億祺, 1561~1597)를 통해 들었다면서 그 사람(정사립)은 인륜과 강상<(綱常, 삼강(三綱)과 오상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어지럽히고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지극히 놀라운 주장이다. 이억기(李億祺)가 어찌하여 그런 무리한 주장을 하는가. 옳지 못한 생각이다. (일기초)
9월 13일(임오/10월 15일)
맑다. 누각에 기대어 홀로 앉아 있으니, 몹시 심란(心亂)하다.
9월 14일(계미/10월 16일)
맑다. 저녁나절에 나가서 공무를 보았다. 우수사와 경상 우수사가 같이 와서 이별 술잔을 나누다가 밤이 깊어서야 헤어졌다. 수사 선거이(宣居怡, 1550~1598)와 작별할 때 짧은 시를 지어주었다.
북방에 갔을 때도 함께 힘써 일하고, 북거동근고(北去同勤苦)
남방에 와서도 생사를 같이하더니, 남래공사생(南來共死生)
오늘 밤 달빛 아래서 술 한 잔을 나누고 나면, 일배금야월(一杯今夜月)
내일은 우리 서로 헤어져야만 하리. 명일별이정(明日別離情)
9월 15일(갑진/10월 17일)
맑다. 수사 선거이(宣居怡)가 와서 아뢰고 돌아가는데, 아쉬워서 또 이별의 잔을 들고 헤어졌다.
9월 16일(을유/10월 18일)
맑다. 나가서 공무를 보았다. 계문을 직접 감독하여 봉했다. 저물 무렵 월식이 일어나 밤이 되어서야 밝아졌다.
9월 17일(병술/10월 19일)
맑다. 아침밥을 먹은 뒤에 서울로 편지를 써 보냈다. 김희번(金希番)이 장계를 가지고 떠났다. 유자(柚子) 30개를 영의정에게 보냈다.
9월 18일(정해/10월 20일)
맑다. 저녁나절에 정응운(鄭應運) 조방장이 들어와서 같이 이야기했다.
9월 19일(무자/10월 21일)
맑다. 정 조방장이 들어왔다가 바로 돌아갔다.
9월 20일(기축/10월 22일)
맑다. 새벽 2시쯤 둑제(纛祭)를 지냈다. 사도 첨사 김완(金浣)이 헌관(獻官)이 되어 행사를 치렀다. 아침에 우수사가 와서 만났다.
주) 둑제(纛祭)란 둑기(纛旗)에 드리는 제사로 조선시대 군대 출병 때에 주로 지냈다. 둑은 정벌 대상의 머리를 창에 꿴 형상으로서 이를 통해 군대의 위용을 보이고자 했다. 임진왜란 당시 출정에 앞서 지낸 제사였다. 주로 경칩(驚蟄)과 상강(霜降)에 행했으며 무관(武官)만이 무복 차림으로 참여했다. -170-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