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난중일기> 84

웅석봉1 2025. 2. 27. 14:33

 

감기에 걸리면 왜 으슬으슬 춥고 떨릴까?

 

감기에 걸리면 갑자기 으슬으슬 한기(寒氣)가 든다. 바이러스나 세균과 싸우기 위해 뇌가 체온(體溫)을 올리라고 명령을 내리면 혈액이 심장(心臟)으로 몰리면서 팔다리 쪽 혈관(血管)을 수축시켜 으슬으슬 춥다.

 

한기가 들 때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은 근육(筋肉)을 떨어서 발산된 열로 체온을 올리기 위한 신체(身體) 반응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미열(微熱)이라면 입욕해도 괜찮지만, 체력이 소진되지 않도록 미지근한 물에서 짧게 끝내야 한다.

 

오한(惡寒)은 체온을 빨리 올리라는 뇌의 명령에 따라 일어나는 반응(反應)이다. 오한이 온 뒤에 고열(高熱)이 날 때가 많다. 오한이 드는 동안에는 뇌가 명령한 체온이 되지 않으므로 열이 내려가지 않는다. 그럴 때는 따뜻한 음료를 마시거나 옷을 껴입고 안정(安定)을 취하는 것이 좋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지식을 쌓으려면 통째로 조목조목!)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66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난중일기를 읽어보자.

 

616(기해/71)

 

잠깐 비가 내렸다. 저녁나절에 낙안 군수를 통해서 진해(鎭海)의 보고서를 얻어 읽어보니, 함안(咸安)에 있는 각도의 대장들이 왜놈들이 황산동(黃山洞, 양산시 원동면)으로 나가 진을 쳤다는 소문을 듣고 모두 후퇴하여, 진양(晉陽)과 의령(宜寜)을 지킨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다.

 

순천 부사와 광양 현감, 낙안 군수가 왔다. 저녁 8시쯤 영등포 척후병이 와서 김해와 부산에 있던 무려 500여 척의 적선이 안골포(安骨浦)와 웅포(熊浦), 제포(薺浦) 등지로 들어왔다고 보고했다.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적도들이 세력을 모아서 옮겨 다니며 침범할 계획도 없지 않을 것이므로, 우수사 이억기와 충청 수사 정걸에 공문(公文)을 보냈다.

 

10시경에 대금산 척후병(斥候兵)이 와서 보고하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송희립을 경상 우수사 원균에게 보내어 의논하게 하니, ‘내일 새벽에 군사를 거느리고 오겠다고 했다. ()의 묘략(妙略)을 헤아리기 어렵다.

 

617(경자/715)

 

비가 내리다가 개다가 한다. 이른 아침에 경상 우수사(右水使) 원균과 전라 우수사 이억기, 충청 수사(水使) 정걸 등이 와서 의논했는데, ‘함안에 있는 각도의 여러 장수들이 진주로 물러가 지킨다는 것이 과연 사실이었다.

 

밥을 먹은 뒤에 전라 우수사 이억기의 배로 가서, 하루 내내 이야기했다. 창원에서 온 조붕(趙鵬)적의 기세가 매우 대단하다고 전했다.

 

618(신축/716)

 

비가 내리다가 거치다가 한다. 아침에 탐후선(探候船)이 들어왔다. 닷새 만에 돌아온 것이니, 매우 옳지 못하므로 곤장(棍杖)을 쳐서 보냈다. 오후에 경상 우수사 원균의 배로 가서 같이 앉아 군사에 관하여 이야기했다. 연달아 한 잔씩 마셨는데 취기가 심해서 돌아왔다. 부안(扶安) 군수와 용인(龍仁) 현감이 와서 자기 어머니가 갇혔다가 풀려나 돌아왔다고 전했다.

 

619(임인/717)

 

비가 오락가락한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그치지 않는다. 진을 오양역(烏揚驛, 거제시 사등면 오양리) 앞으로 옮겼으나, 바람에 배를 고정할 수가 없으므로 다시 고성 역포(亦浦, 통영시 용남면)로 옮겼다.

 

()과 변유헌 두 조카를 본영(本營)으로 보내어 어머니의 안부를 살피고 오도록 했다. 왜적의 물건, 명나라 장수(將帥)가 준 물건과 기름 따위를 본영으로 실어 보냈다. 각 도에 보낼 공문(公文) 작성을 끝냈다.

 

) 충청지방이 전란에 휩싸이자, 이순신은 모친을 전라 좌수영에서 약 20리 떨어진 웅천동 송현 마을에 사는 휘하 장수 정대수(丁大水)의 집으로 모셔 와 15936월부터 15974월까지 기거하게 하였다. 이순신이 이곳에 두 조카를 보내어 모친의 안부를 알아 오게 한 것이다.

 

620(계모/718)

 

흐리고 바람도 거세다. 제삿날이라 하루 종일(終日) 홀로 앉아 있었다. 저녁에 방답 첨사와 순천 부사, 광양 현감이 와서 만났다. 조붕과 그의 조카 조응도(趙應道)가 함께 와서 만났다. 이날 배 만들 재목(材木)을 운반하고 그대로 역포(亦浦)에서 잤다. 밤에는 바람이 잦아들었다. 84)-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