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변종환의 <풀잎의 잠>

웅석봉1 2025. 1. 31. 13:32

풀잎의 잠

 

밤마다 풀잎을 흔들어

풀잎의 잠을 깨우는 것은 바람이지만

풀잎을 흔들어

다시 잠을 깨우는 것은

그래, 때로는 달빛이거나

달빛 속으로 혼자 나는

새의 몸짓일 수도 있다

 

밤마다 풀잎을 흔들어

풀잎을 흔들어 다시 잠을 깨우는 것은

그래, 때로는 당신 가슴에

묻어둔 사랑이거나

그 사랑 때문에 내가 흘리는

눈물일 수도 있다.

 

변종환 시인의 풀잎의 잠전문

 

<어설픈 해설>

 

밤마다 풀잎은 왜 잠을 잘까? 밤이 되면 모든 사람도 자연도 잠을 자니까, 풀잎도 자연의 한 조각이니 잠을 자지 않을까!

 

그럼, 자는 풀잎을 깨우는 것은 무엇일까?, 바람일까? 바람의 몸짓일까? 달빛일까? 달빛의 몸짓일까? 새일까? 새의 몸짓일까?

 

당신의 가슴에 묻어둔 사랑일까? 그 사랑 때문에 내가 흘리는 눈물일까? 그렇다. 밤마다 풀잎을 잠에서 깨우는 것은 바람도 달빛도 새도 사랑도 아니다. 아니, 어쩌면 그 모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것은 사랑과 고뇌와 그리고 내가 흘리는 눈물이다. ~ 용하다. 눈물이 바람의 잠을 깨우다니.

 

<시인 소개>

 

변종환(卞宗煥, 1949~ ) 시인은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부산상업고등학교(현 개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문리대를 중퇴한 후, 줄곧 부산에서 생활했다.

 

1971년 무크지 백지 白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부산광역시 문인협회 16대 회장, 부산진구 문화예술인 협의회 회장, 한국 바다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음.

 

시집으로 송천리에서 쓴 편지, 우리 어촌계장 박씨, 사념의 강, 풀잎의 잠, 풀잎의 고요, 겨울 운주사에서』 『멀리서 오는 것들, 바다를 위한 노래, 등과 산문집으로 여적(餘滴), 부산시 문학사(文學史)등이 있다.

 

수상으로는 제17회 부산문학상 본상, 1회 한국바다문학 작가상, 7회 설송 문학상, 한국예총 예술문학상, 부산 PEN 문학상, 여산 문학상 대상, 2023년 자랑스러운 부산진 구민상 등이 있다.

 

위 시 풀잎의 잠은 강원도 특별자치도 횡성군 서원면의 한국인 신부(神父)가 최초로 세운 성당인 풍수원(豊水院) 성당(聖堂)<1982년 유형문화재로 지정) 후원(後園)에 시비(詩碑)로 세워져 있고, 서울 지하철(地下鐵) 2호선 성수역에도 역시 위 시가 게시(揭示)되어 있다.

 

*참고로 그의 시() 달구경을 첨가합니다.

 

저 달 좀 보세요/ 소나무 가지 끝에 걸려/ 오가지도 못하고/ 저 혼자 외로움에 가슴 타는/ 저 달 좀 보세요//

 

금빛으로 물든 자란만의/ 풀잎 사이 붐비며/ 아슴아슴 들꽃 피우듯/ 가린 것 하나 없이/ 지천으로 쏟아붓는 달빛//

 

깊어진 그대 사랑은 그윽한 강물로 흘러들어와/ 낮은 곳마다 적시는데/ 그대 생각 겹친 밤하늘/ 시리도록 아름다운데/ 저 달 좀 보세요//

 

위키백과, 나무위키등을 참조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