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2

1.
점포 계약을 끝낸 나는 휘파람을 불며 <동백 부동산>으로 들어섰고, 건너편 빈 점포에서 부동산중개업이나 할까……,해서 인사차 왔소, 라는 내 목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동백> 사장의 야릇하고 험상궂은 얼굴에서 질책의 눈빛이 나를 제압한다.
사장의 제압에 주눅이 들어 전의를 잃은 나에게, 가볍게 올라타서 꽃놀이패를 두려는 사람이 있으니, 그는 사장이 아니라 그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자 실장이었다. 실장의 목소리가 울렁이는 내 가슴에 돌을 던진다.
“사장님! 초짜죠?”
어라, 초면에 초짜? 황당하다. 보아하니 중개사 보조인 모양인데 감히 나 보고 초짜라. 초는 촌데, 짜가 아니라 이래 배도 초시(初試) 합격자라고, 그뿐이면 말도 안 하지.
부동산에 심취하여 학위(學位)까지 받은 사람, 그런 나를 중개사도 아닌 보조 애송이가 무시해. 아, 나이 든 것도 억울한데 저런 애송이까지 나를.……, 아아 억울해. 흑흑흑
-그래 왜? 내가 초짜로 보이나?-내 마음속의 절규다.
한 방 먹은 상태에서 사장에게 돌려져 있던 고개를 그녀에게로 돌리고……,멍하니 그녀를 노려보았다. 멍한 나에게 그녀의 손가락이 그녀 앞의 의자를 가리켰다. 자존심보다는 상황판단이 더 급했다. 고양이 새끼처럼 엉덩이를 내리고 살며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 일주일 전에도 어느 초짜님이 그 점포 계약했다가 계약금만 손해 보고 물러갔다고요. 중개업 하겠다는 사람들이 왜 거래 질서를 모르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거래하려면 중개업소를 통해야지.”
애송이가 법에 없는 말을 하고 있네. 중개업소 안 거치면 거래 못 하나? 변호사 안 거치고도 얼마든지 소송하는 세상인데 부동산쯤이야…… 그럴 리가 있나. 혹시 부동산등기법이 개정이라도 되었다면 모를까.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지역마다 중개사끼리 협회를 만들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요. 지역 부동산거래를 활성화하고 중개업을 건전하게 발전시키자는 취지지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철저한 회원제지요. 개업이 문제가 아니라 회원이 먼저죠.”
회원제? 좋은 제도지, 헌데, 회원 아니면 개업 못 한다? 민주공화국에서 법에 없는 규제가 있단 말인가.
제목도 깨나 긴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 신고에 관한 법(줄여서, 공부법)>을 나도 좀은 공부했는데, 거기 어디에도 회원 아니면 개업 못 한단 말은 없었는데, 이 여자가 나를 정말 초짜로 보는 모양이지? 으흑흑 2).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