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교육(7)
일지를 읽고 난 소장은 그러면 그렇지,……,하는 표정으로 무립 씨를 바라보았다. -몽둥이는 무슨 몽둥이, 평소에 지니고 다니는 호신용 작은 막대기일 뿐이지,-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이었다.
소장은 과히 걱정하지 말라고 그를 위로하였다. 하지만 폭력은 좀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첨언(添言)하였다. 무립도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어제는 단지 속도가 과했다고 설명했다.
무립 씨를 되돌려 보낸 소장은 어제 찾아온 여자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몽둥이는 아니고 호신용 작은 막대기일 뿐이며, 게다가 경비원도 아이들에게 맞아서 코피가 터지는 등 집단으로 구타를 당하여 골병까지 들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에 대하여, 그것은 나쁜 경비의 엄살과 변명일 뿐이라고 여자는 소리를 질렀다. 소장은 아무튼 이 일은 경비가 아이들을 선도하려다가 일어난 일이고, 서로 당했으니, 없었던 일로 하자고 설득했다.
하지만 여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분했다. 경비 주제에 주민을 폭행한다는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 무슨 일이 있어도 그 경비는 해고해야 한다며, 전화를 끊고 관리소를 다시 찾아간 그녀는 소장에게 재차 항의했다.
관리소를 나온 그녀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는 일이라, 부녀회장을 찾아가서 부녀회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였고, 부녀회장도 일단 소장에게 전화로 항의하였다. 하지만 소장의 설명을 들은 부녀회장은 더는 항의할 수가 없었다.
하긴 부녀회는 처음부터 관리소장의 관리하에 들어있는 상태이니, 그녀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부녀회가 철철이 관광버스를 전세 내어 여행할 때 그 경비를 관리소장이 부담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고, 그뿐인가! 아니올시다. 으흐흐.
부녀회 임원들은 수시로 관리소장과 장어집이며 불고깃집이며 노래방을 끼고 돌았으니 어찌 소장과 다른 입을 열 수 있겠는가. 게다가 이놈의 경비는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경비업무에는 티끌만 한 잘못도 없지 않은가.
잘못이라기보다는 역대 그 어느 경비들보다도 훌륭한 경비가 아닌가. 주변 청소는 기본이고 매일 옥상도 정리하고 층층이 다니며 보안까지 확인하니, 부녀회에서도 소장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