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46)

웅석봉1 2023. 4. 27. 09:55

 

그렇게 우리는 15년을 빌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지난 1월 초에 엄마가 우리에게로 영원히 돌아온 것입니다. 아 그날, 우리는 엄마를 부둥켜안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울다가 또……, 우리는 기뻐서 목 놓아 웃었습니다.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 같이 하느님께 감사드렸습니다. 그날 밤 막내는 엄마의 치맛자락을 물고 잠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께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선생님의 깊은 사연은 모릅니다. 다만, 우리는 이제 엄마 없이는 하루도 살 수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는 너무나 행복합니다. 엄마도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선생님. 우리 엄마를 돌아오라고 어린아이처럼 엄마에게 매달리지도, 엄마를 괴롭히지도 마셔요. 제발 부탁입니다. 엄마도 우리에게 약속했습니다. 하늘이 갈라진다 해도 헤어지지 말자고 말입니다. 아시겠지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저에게 답장을 보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답장을 받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발신처를 지울 테니까요.

엄마를 사랑하는 아들과 딸 들이.

 

아니, 이 무슨 헛소리란 말인가. 말도 안 돼! 노트북을 밀치고 담배를 물고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번 하였다. 내가 엄마를 찾고자 하는 것이 욕심이란 말인가. 나는 알 수 없는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왜 나와 인연을 끊고자 하시는가. 울화통이 가슴을 차고 올라왔다.

 

'……, 15년 전이라' 그러면 내가 군 제대할 무렵인가. 그땐 엄마를 자주 못 만났지. 그사이에 엄마가 다른데 눈을 돌리셨나. 글쎄, 모를 일이야. 입양아들인가? 아마, 소년원 같은 복지시설 사람들 같은데, 그렇다면 엄마가 우리 집에 계시면서, 그들을 돌보셔도 문제가 없을 텐데. 그날 밤 나는 복사한 메일을 아내에게 내밀면서 물었다.

 

여보. 엄마를 어떻게 하면 좋지?”

 

나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러시면 안 되는 거죠. 세상 사람들이 우릴 뭐라 하겠어요. 명색이 정의를 지향한다는 기자라는 사람이 자기 어머니도 찾지 않는다고 다들 욕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인간의 도리가 아니지요. 안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