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28)

웅석봉1 2023. 4. 6. 09:15

형 죄송해요. 오늘은 고맙습니다. 제가 모르는 많은 얘기 해주셔서

 

아니야 내가 언젠가 자네를 만나면 꼭 들려주고 싶었어. 그리고 또 하나 있어. 자네의 아픈 상처를 꺼내서 미안하네만,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말해도 되겠지……, 자네 어머니 방화 사건 말이야.”

 

말을 뚝 끊고 그는 나에게 술잔을 건넸다. 나는 또 한 번 정신이 번쩍 든다. 엄마의 방화 사건나는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어서 얘기하시라는 뜻이다.

 

너의 어머니는 정신이상으로 불을 질렀고, 그 결과 사람을 죽인 걸로 알려져 있는데, 내 생각은 그게 좀 석연치가 않아.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어

 

무엇이 어떻게요?”

 

그때 우리는 거의 매일 별관으로 갔었어. 가을 농사도 끝내고 해서. 거기서 공부도 같이하고 마치면 출출하여 옆 동네 가게에서 빵이나 음료수를 사 먹기도 하였지. 때로는 막걸리에 두부를 안주 삼아 한 잔씩 하였어. 그 당시 우리 고향은 순수한 농촌이라 우리 또래의 아이들은 일하다가 목마르면 막걸리 한 잔은 하곤 했지.”

 

그랬었군요

 

그게 술이라 생각 안 하고 그냥 먹는 음식으로 생각했던 거야. 그날도 우리 세 명은 별관에서 공부한답시고 모여 있었어. 마침 토요일이고 해서 평소보다 늦게까지 있었던 것 같아. 거의 공부를 마치고 밤참 시간이 되었어.”

 

~그래서요?”

 

그날은 내가 밤참 당번이라 음료수를 사려 별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데 너의 어머님이 문 앞에서 서성거리고 계셨어. 어머님은 나를 아들처럼 좋아하셨지. 나는 반가웠고, 어머님은 나보고 어딜 가냐고 물었고, 나는 배가 고파 가게에 간다고 말했고, 어머님은 당신이 직접 심부름하시겠다고 하셨고……,”

 

~~~,계속하세요

 

그리하여 어머님은 막걸리 두 병과 생두부 그리고 과자 한 봉지를 사다 주시고 가셨어. 아마 그날 내가 돈을 내려고 하니 어머님이 한턱내시겠다고 한 것 같아. 그런데 바로 그날 사건이 났거든. 이 이야기는 처음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