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6)

웅석봉1 2023. 3. 14. 09:39

 

그래요? 저 지금 고향에 내려왔어요. 자세한 건 만나서 말씀 올리기로 하고……, 여기 시장통까지 왔는데 고모님 댁을 잘 못 찾겠는데요? 가게가 어디쯤이지요?”

 

가게? 시장통 입구에 24시 마트가 있지. 그 옆집 옆집이야. 시장통 입구가 두 곳인데 북문이 아니고 남문이야, 알겠냐?”

 

남문요? 잘 알았습니다. 곧 찾아뵙겠습니다

 

내가 헤맸던 곳은 북문 부근이었다. 좀 돌아서 가니 24시 마트가 있고, 중앙식당 간판이 보였다. 중앙식당은 비빔밥으로 유명한 집이다.

 

내가 어릴 적에 엄마 손을 잡고 이곳을 온 적이 있고, 불의의 사고가 있고 난 후 할머니와 잠시 머문 적이 있는 곳이다. 출입문을 들어서니 홀에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덥수룩한 옷차림과 매캐한 담배 연기, 토닥거리는 사람들의 소리에 시장(市場) 냄새가 배어 나온다.

 

아이고, 우리 기자님, 어서 와요, 그래 저녁 못 먹었지, 내가 맛있게 차려줄게, 조금 기다려요~

 

고모님은 내 어깨를 어루만지면서 반갑게 맞아준다. 걸걸한 목소리가 옛날에 많이 들어본 듯하다. 예순을 조금 지난 나이지만 많이 늙으셨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작은 키, 그리고 까만 눈동자, 눈가와 입 언저리에 자글자글한 잔주름이 어릴 때 본 할머니와 똑 닮았다. 하긴 모녀지간이니 어련하리.

 

게다가 허리도 약간 굽었다. 고생을 많이 하신 탓이리라. 곧이어 고모님은 막걸리 한 병을 내 앞에 놓으면서 한 말씀 하신다.

 

요즈음 막걸리 인기가 대단해, 맛이 참 좋아졌어, 밥 차릴 동안에 이거 한잔해봐

 

, 네 고맙습니다. 막걸리 좋죠

 

나는 목이 마른 터라 한 사발 가득 부어 단숨에 마시고 남은 막걸리를 흔들어 조금씩 천천히 마셨다. 확실히 막걸리 맛이 좋아졌다. 상큼하고 달착지근하다. 흔히들 막걸리를 흔들지 않고 윗물만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알 자를 버리는 잘못이다. 막걸리는 흔들어야 유산균이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