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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길 위의 풍경>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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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5. 2. 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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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면역이 뭘까?

 

엄마로부터 물려받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면역(免疫)을 말한다. 자연 면역은 병원체가 몸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작용(作用)하는 면역이다. 바이러스와 세균 등의 침입(侵入)을 인지(認知)하면 병원체를 먹어 치우거나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破壞)하기도 한다. 세포와 조직에 손상(損傷)이 발생했을 때도 자연 면역이 작동(作動)한다.

 

인간(人間) 외에도 많은 생물이 자연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 병원체가 침입하면 상피세포(上皮細胞)와 백혈구 등에 있는 톨유사수용체(Toll Like Receptor, TLR)가 가장 먼저 인지(認知)한다. 바이러스와 세균의 침입(侵入)을 인지하면 화학 물질을 분비(分泌)해 그 자리에 백혈구를 불러들인다.

 

백혈구는 크게 골수성(骨髓性) 백혈구와 림프성 백혈구(白血球)로 나뉜다. 각자 역할(役割)이 다르다. 골수성 백혈구인 호중구와 대식세포는 병원체를 먹어 치우는 탐식(貪食) 작용을 하고, NK(Natural Killer, 자연 살해)세포 등은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한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지식을 쌓으려면 통째로 조목조목!)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47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신양리 마을 길을 걸어 포구로 들어서니 포구는 넓고 깊다. 이곳의 풍경을 <장작평사(長作平沙), 길이 300m, 너비 20m 몽돌 해변(海邊)>이라 하는데, 바로 추자 10()의 하나다. 신양항은 시설 확충(擴充)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길은 여객선 터미널을 지나 CU편의점으로 이어진다.

 

편의점(便宜店) 앞이 올레 중간 스탬프를 찍는 곳인데 그날 편의점은 잠겨 있었다. 편의점을 돌아선 길은 작은 고개를 넘어 <모진이 몽돌 해안>으로 이어진다. <몽돌 해안> 못 미쳐서 하늘을 보니 길 위의 그림자가 긴 시각(時刻)이다.

 

우리는 여기서 길을 멈추고 신양항 마을로 들어섰다. 마을에서 숙소를 찾기 위해서다. 마침, 마을 중심부(中心部)2층 양옥(洋屋)집 옥상(屋上)에서 네온사인 하나고 돌아가는데, 돌아가는 네온사인을 읽는다, <하추자도 게스트 하우스>.

 

그곳에서 저녁과 다음 날 아침까지 해결(解決)하였다. 숙소(宿所)) 건물은 낡았지만, 여주인의 음식 솜씨는 훌륭하였다. 세상에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드문 법이니 어쩌라. 해산물(海産物)로 가득한 식사(食事)에 만족(滿足)한다.

 

다음 날 오전 8시쯤, 정성스러운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길은 <모진이 해안>을 조금 못 미쳐 산길로 접어든다. <추석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올레는 산 정상을 오르지 않고 허리를 탄다. 한참을 걸으니 천주교(天主敎) 성지(聖地)로 조성된 <황경한의 묘>가 바다를 바라보며 산모퉁이에 앉아 있다. 제주 천주교 전래(傳來) 1백 주년 기념으로 조성(造成)하였다고 기록(記錄)하고 있다.

 

황경한<묘비에는 黃景漢, 묘역을 설명한 비석에는 경헌(景憲)으로 새겨놓고 있으니 어느 것이 옳은지? 아마도 두 이름이 동시에 사용되었는지?>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황사영(黃嗣永)과 관비로 유배(流配)된 정난주 마리아의 외아들이다. 당시 두 살이었다. 그의 사연은 올레 11코스에서 간단히 설명했기에 생략한다.

 

그 후 어린 경한(景漢)은 예초리(禮草里)<오 씨>의 도움으로 잘 자라서 <건섭(建燮)><태섭(泰燮)>이라는 두 아들을 낳았고, 그의 후손들이 이곳 추자도에 살아가고 있다고 전한다. 그리하여 지금도 <() ><() > 집안은 서로 결혼(結婚)하지 않는다고 하니, 인륜(人倫)의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겠다.

 

묘역의 가장자리에 <모정(母情)의 쉼터>라는 정자(亭子)가 있어 잠시 쉬어간다. 지아비를 따라 서학(西學)을 공부한 죄로 남편은 목이 잘리고 본인은 멀고 먼 제주도 땅으로 관비(官婢)가 되어 떠나는 여인의 심정()을 누가 다 헤아리리라.

 

그런 여인이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여 피붙이를 낯선 예초리(禮草里) 갯바위에 숨겨두고 떠나는 모정(母情)을 어찌 다 말로 할 수 있겠는가.

 

정자(亭子)에서 북동쪽으로 <신대 해안>을 바라보나 갯바위에 십자가(十字架) 하나가 아스라이 보인다. <경한>을 내려놓았다는 <물새울 황새바위>가 아닌가 한다. 그 바위엔 낚시꾼 한 사람이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 슬픈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149)-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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